홈플러스는 생존위기인데…'대형마트 족쇄법' 숙원은 언제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24시간 배송 시대에 심야영업제한 발목
쿠팡 급성장 배경으로 유통법 허점 지목…올해도 현실화 의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홈플러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통업계 숙원 규제로 꼽히는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에 대한 실효성 의제도 재점화하고 있다.

이른바 '대형마트 족쇄법'으로 지목되는 유통법은 13년 넘게 업계 현실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에 막혀 발목을 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벽 배송이 경쟁력인 시대가 초래됐지만 '심야 영업금지' 조항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경쟁력 악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6일 산업통상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업태별 비중에서 대형마트는 2015년 26.3%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 전환해 지난해 8.9%(2025년 11월 기준)까지 떨어졌다. 10년 만에 66.15%나 감소한 셈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지수·2020년=100)에서도 2012년 11월 기준 117.5에서 지난해 11월 83.0까지 하락했다.

대형마트의 하향세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설(1월)과 추석(10월)을 제외하고 2월(-18.8%), 8월(-15.6%), 11월(-9.1%) 등 하락폭이 확대됐다. 롯데슈퍼나 GS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SSM(준대규모점포) 역시 매출 신장률이 0~1%대에 그쳤다.

이마트 IR 자료에 따르면 유통법 규제 이후 2012년 147개 점포에서 2020년 160개까지 증가하다 올해 기준 133개점으로 축소됐다. 롯데마트도 2012년 103개 점에서 2019년 125개 점까지 확장됐지만 현재 112개 점이다.

무엇보다 2015년 '업계 빅2'로 몸값 7조 2000억 원에 달하는 빅딜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안긴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경영 부실이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한 영업활동 지장으로 매출 하락에 따른 유동성 악화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가 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배경 역시 대형마트의 업황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비중(2015년 16.0%→2025년 54.1%) 확대 속에서 생존을 위한 출혈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실적 악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녹록잖은 셈이다.

실제로 롯데마트 국내 사업은 3분기 매출이 1조 30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85.1% 줄었다. 이마트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97억 원 증가했지만 트레이더스(영업이익 395억 원) 영향이 컸다.

국내 유통업계가 홈플러스에 납품할 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등 '홈플러스 엑소더스'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모습. 2025.12.8/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반면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으로 사세를 확장해 2019년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론칭 등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강화했다. 2015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10년 만에 40조 원으로 로켓 성장했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 후 업체별 모객 확보를 위해 배송 강화에 나서고 있는 반면 대형마트는 유통법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0시~10시) 규제로 심야 판매도, 새벽 배송도 할 수 없다. 식자재마트도 준대규모지만 휴일 영업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표심 고려한 '정치권 옥죄기'이라는 비판 속에서 규제를 향한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 등은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통해 "최근 유통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가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을 앞서는 등 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크게 변화했고 대형마트 등에 대한 영업 규제는 인근 지역 소상공인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규모점포 준대규모점포에 대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최근 온라인쇼핑몰의 확산과 국내외 경제 환경 변화로 전통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들의 경영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소유통업의 보호와 지원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유통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 사태가 보여주는 업계 현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쿠팡 급성장 배경이 시사하는 점도 있다. 24시간 쇼핑과 배송 시대에서 진정 현실적인 규제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