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산 유제품 '무관세' 전환…국내 유업계 긴장감 고조

오늘부터 美 유제품 관세 철폐…EU산 유제품은 0~2.5% 관세 적용
멸균우유·원료용 유제품 중심으로 수입산 가격 경쟁력 강화될 듯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수입 멸균 우유가 진열돼 있다. 2025.2.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이 새해를 기점으로 한층 낮아지면서 국내 유업계의 경쟁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당장 소비자 가격 변화보다는 카페·베이커리 등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산 유제품의 존재감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이행 일정에 따라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추가로 진행됐다. 정부는 2011년 유럽연합(EU), 2012년 미국과 각각 FTA를 체결하며 평균 36%에 달하던 유제품 관세율을 장기간에 걸쳐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관세는 2023년 7.2%, 2024년 4.8%, 2025년 2.4%로 단계적으로 낮아져 왔으며 협정 일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관세가 전면 철폐됐다. 유럽산 유제품 역시 2023년 9% 수준에서 매년 인하가 이어져 올해부터는 품목별로 0~2.5% 수준까지 떨어졌다.

호주와 뉴질랜드산 우유에 대한 관세 인하도 이미 진행 중이다. 현재 10%대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호주산 우유는 2033년, 뉴질랜드산 우유는 2034년을 기점으로 각각 무관세로 전환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인하의 영향이 소비자 시장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페·베이커리·식음료 제조업체 등 대량 구매처의 경우 관세 인하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수입산 멸균우유와 원료용 유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멸균우유·치즈 등 가공 원료는 신선도보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수급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관세 인하가 누적될수록 수입산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수요처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국내 원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낙농·유가공 구조에 중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은 수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산 유제품에 대한 단계적 관세 인하 이후 멸균우유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2만3199톤에서 2022년 3만1386톤, 2023년 3만7361톤으로 해마다 늘었고, 지난해에는 4만8671톤으로 증가 폭이 더욱 커졌다. 올해 역시 1~11월 기준 4만5720톤을 기록해 이미 전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소비자 시장에서 단기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국내 유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수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돼 온 만큼 가격 경쟁력 변화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왔고, 유통기한과 신선도를 중시하는 신선 우유 중심의 국내 소비 구조 역시 쉽게 흔들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유제품에 대한 단계적인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 변화는 이미 단계적으로 반영돼 온 상황"이라며 "단기간에 급격한 영향이 나타나기보다는 B2B 시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