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브라질 관세협상 지지부진…원두 가격 상승에 커피업계 고심

상호관세 면제했지만 추가관세 40% 남아…상승세 지속 전망
비용 절감 노력하지만 수익성 악화…브랜드 간 경쟁 심화

브라질산을 포함한 커피 원두들이 미국 뉴욕시의 커피 판매점에 진열되어 있다. 2025. 07. 15. ⓒ 로이터=뉴스1 ⓒ News1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일부 농축산물 상호 관세를 폐지한다고 밝혔지만 브라질산 커피에 대해서는 40% 추가 관세가 지속된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원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불경기 속 원재료 비용 상승이 더해지면서 커피 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6563원이었던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11월 8979원으로 4개월 만에 약 36.8% 상승했다. 1년 전 평균 가격(7931원)과 최근 가격(8814원)을 비교하면 약 11% 상승한 수치다.

이는 국제 시장에서 원두 선물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여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브라질산 커피를 비롯해 농산물에 기존 10% 상호관세에 더해 40% 추가 관세를 매기도록 했다. 브라질이 가장 많이 생산하는 아라비카 원두는 국제 원두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원두 가격 상승 전망으로 인해 사재기와 투기적 매수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17일 기준 미국 뉴욕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아라비카 원두 선물이 파운드당 4.2달러를 돌파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증 재고는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다 물가 인상 역풍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상호 관세를 면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럼에도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은 "커피와 소고기, 열대과일 등 일부 농산물에 여전히 40% 추가 관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세 인하를 기대하며 지난주 3거래일 연속 떨어졌던 국제 원두 가격이 다시 반등할 조짐이다. 여기에 브라질 국가 농작물 기관 코냅(Conab)이 올해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 추정치를 4.9% 하향 조정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 간 무역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원두 가격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불경기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커피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환율에 더불어 국제 원두 가격 상승은 기업에 높은 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식료품 물가 안정 기조에 연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도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밀가루와 설탕 등 일부 식료품 가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보니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있으나 환율 상승과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영향으로 부담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브랜드 간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두 수급 및 가격 동향 등 시장 추이를 면밀히 살피면서 시기에 맞는 전략적 수급을 통해 비용 상승을 최대한 방어하고자 한다"며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한 대응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