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이 살길…국내 유통업계 부진 만회하는 해외사업

롯데마트 해외 흑자 397억…'-283억' 국내 적자 상쇄
CGV도 해외사업 덕에 흑자…"젊은 신흥국 시장 선점"

인도네시아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자카르타 도심의 모습(자료사진). 2021.08.0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경제가 연일 고속 성장하면서 국내 유통기업들의 실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구매력도 매년 높아지고 있어, 성장 한계에 부딪힌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쇼핑 국내 그로서리 사업(롯데마트)은 2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적자 전환했다. 반면 해외 할인점에선 3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적자를 상쇄했다. 해외 할인점의 3분기 매출은 롯데쇼핑 전체의 11%, 영업이익은 13%에 달한다.

국내는 대형마트 업황 부진으로 매출 성장이 둔화했지만, 해외 사업이 선전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다. 백화점의 경우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23년 오픈 후 분기 최대 흑자를 달성했고, 마트의 경우 지난 8월 리뉴얼을 마친 인도네시아 발리점은 이후(8월 21일~9월 30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해외사업(백화점·마트)은 5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롯데쇼핑 해외사업의 영업이익은 총 4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했다. 이는 롯데쇼핑 전체 사업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이번 실적에서 액수 기준 가장 많은 흑자를 낸 국내 백화점(22.9%)보다도 신장률이 높다.

영화관 업계도 해외 사업이 실적을 좌우했다. CJ CGV는 올해 3분기 국내 영화 사업에서 5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베트남(147억 원)·인도네시아(34억 원) 등 해외 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23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CGV의 3분기 기준 해외극장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32%로, 국내 극장(31%)을 이미 앞섰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롯데쇼핑 제공)

이들 업체가 주로 진출한 신흥국은 젊은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어 유통 업종에 유리한 영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인구 1억 명을 돌파했으며 중위 연령 32.5세의 젊은 국가다.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09%로, 한국(2.0%)보다 크게 높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2023년 10월 개점 이후 2년 동안 누적 방문객이 하노이 인구의 3배에 달하는 2500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매출액 6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현지 대표 쇼핑몰로 부상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조 4970억 원이었던 롯데쇼핑의 해외 할인점 매출이 2026년에는 1조 6550억 원으로 10.6%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전체 매출액이 1.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대비된다.

편의점 업계도 활발히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 이마트24가 지난 8월 인도에 첫 매장을 열며 한국 편의점 최초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으며, CU는 지난 12일 미국 하와이에 1호점을 내며 국내 편의점 최초로 아시아 외 지역에 진출했다.

업계에선 빠르게 발전하는 신흥국 위주의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의 경우 지난 10월 약 2조 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백화점·대형마트 사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등 신흥국은 경제 발전에 따라 이제 막 유통망이 구성되고 있어 이를 누가 선점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젊은 인구로 구성된 만큼 이들 계층을 타깃으로 한 소비 전략을 세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