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영향일까…북미는 늘고 아시아 줄어든 엇갈린 소주 수출
9월 누적 수출 일반소주 2.4%↓·과일소주 2.1%↓…아시아서 감소 견인
북미선 일반·과일 모두 두자릿수 증가…"아시아 정체 신규 시장서 돌파"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올해 소주 수출이 대륙별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통 수출 강세 지역인 아시아에서는 감소세를 보인 반면, 새롭게 떠오르는 북미 시장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며 활력을 나타내고 있다.
28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소주 수출금액은 7103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과일소주를 포함한 기타 리큐르 수출도 7035만 달러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하지만 대륙별로 살펴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아시아 권역은 여전히 일반소주와 과일소주 수출에서 각각 4522만 달러, 3746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일반소주 수출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과일소주는 10.5% 급감하면서 전체 소주 수출 감소를 견인했다.
반면 2위 시장인 북미 대륙에서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일반소주 수출액이 2011만 달러로 10.6% 증가했고, 과일소주는 2463만 달러로 16.15% 급증했다. 북미 시장에서 소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아시아 시장의 부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아시아 권역은 국내 소주 업체들의 전통적인 수출 시장이지만, 이미 시장이 상당히 포화한 상태다. 태국 등 현지 업체들이 직접 과일소주를 생산할 정도로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최근 베트남 정부는 주류에 부과하는 특수소비세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장 둔화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소비력이 약한 지역인 만큼 높아진 가격 문턱에 소비자의 선택도 멀어진 것이다.
반대로 북미 시장에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소주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는 평이다. 지난 7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도 소주 수출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그만큼 북미 시장에서 한국 소주 입지가 단단해졌다는 의미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자몽·청포도 등 6종의 과일소주를 수출 중이고, 지난해부터 베트남 타이빈성에 첫 해외 소주 공장을 짓는 중이다. 롯데칠성음료(005300)도 과일소주 순하리를 중심으로 수출을 이어오고 있고, 오비맥주는 최근 소주 브랜드 '건배짠'의 1차 수출 물량을 해외로 내보내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의 정체를 북미와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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