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부터 기다렸어요"…인앤아웃 4시간 팝업에 500명 몰렸다[르포]

오전 11시 오픈 전부터 긴 행렬…450인분 한정 판매에 '버거 성지' 등극
인앤아웃 2년 만의 팝업에 몰린 인파…MZ세대부터 군인·외국인까지 '인산인해'

15일 오전 인앤아웃 팝업이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스케줄 청담 매장 앞.ⓒ 뉴스1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새벽 3시 30분에 도착했어요.미국에서 너무 맛있게 먹어 새벽부터 나왔어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케줄 청담 매장 앞. 미국의 인기 버거 브랜드 인앤아웃(In-N-Out) 팝업스토어 앞에는 새벽부터 인파가 몰렸다. 맨 앞자리를 차지한 2001년생 대학 휴학생 김 모 씨(가명)는 이른 시간부터 기다린 이유를 이 같이 말했다.

오전 10시 40분. 이미 대기줄은 스케줄청담 앞을 넘어 두 블록 떨어진 에테르노 압구정까지 300m 넘게 뻗어 있었다.

캠핑의자를 든 사람,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로 현장은 붐볐으며 버거 주 소비층인 MZ세대부터 군인·외국인·중장년층까지 다양한 방문객들이 하나의 줄에 섞여 있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케줄청담에서 열리는 인앤아웃 팝업 매장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뉴스1 배지윤 기자

1948년 캘리포니아에서 해리 스나이더 부부가 창립한 인앤아웃은 신선한 재료와 단순한 메뉴로 유명한 미국 서부 대표 수제 버거 브랜드다.

쉐이크쉑·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불리지만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원칙 때문에 해외 진출에도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원칙 탓에 한국에서도 정식 매장이 아닌 팝업스토어 형태로만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앤아웃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4시간만 문을 열었다.

판매 메뉴는 △더블더블 버거 △애니멀 스타일 버거 △프로틴 스타일 버거 등 3종으로 준비된 수량은 450인 분 한정이다.

현장 안내를 맡은 담당자는 "이미 470명 이상이 줄을 섰다"며 "현재 버거 450인분인 준비된 상태라 그 이후에 오신 분들은 구매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혹시나 남을지 모르는 버거를 기대하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계속해서 길어졌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케줄청담에서 열리는 인앤아웃 팝업 매장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뉴스1 배지윤 기자

대학생 이정문 씨(22)는 "미국 3대 버거 중 인앤아웃만 한국에 안 들어와 있다"면서 "어제 인앤아웃 팝업 소식을 듣고 바로 알람 맞춰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아비가일도 "고향에서 먹던 버거를 한국에서 본다는 게 반가워서 아침 일찍 나왔는데 이렇게 대기 줄이 많을 줄은 예상 못 했다"고 웃었다.

인앤아웃의 이번 행사는 지난 2023년 5월 강남 팝업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업계에서는 인앤아웃이 꾸준히 '깜짝 팝업'을 여는 이유로 상표권 방어를 꼽는다.

인앤아웃은 2012년 국내에 상표권을 등록했으며 특허청 규정상 등록 후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권리가 취소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인앤아웃은 상표권 등록 이후 정기적인 팝업 영업을 통해 상표 사용 실적을 유지해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앤아웃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중국·호주 등에서 열고 있는 팝업스토어를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시장 테스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미국 3대 버거 중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는 이미 한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