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배달앱' 국감 질타…고개 숙인 유통 수장들

정무위 국감에 MBK 김병주 출석…홈플러스 부실 경영 집중 추궁
산자위·과방위, 배민·쿠팡 불공정 거래 질타…교촌 '꼼수'도 지적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문창석 배지윤 윤수희 박혜연 정지윤 윤주영 기자 = 올해 국정감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홈플러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유통업계 수장들이 잇따라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최대 쟁점인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두문불출했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증인 출석하면서 홈플러스 법정관리와 사재출연 등 경영 부실 논란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이어졌다.

15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3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의 경영 실패, 김병주 회장의 추가 증여, 인가전 M&A 불확실성 등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의원들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 여부와 최근 2000억 원의 추가 증여를 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용처, 청산 사전 포석 의혹에 대한 집중 질의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은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최대 2000억 원을 추가 홈플러스의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고 했다"면서 "지금 회생절차 이전보다 공익채권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채권 변제를 위해서도 쓸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는 "지금 2000억 원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하자, 유 의원은 "지급보증이라도 하겠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인가전 M&A를 위해서는 인수 조건을 맞춰야 하는데 운영자금이 100억 원 미만"이라고 짚었다.

유 의원은 "회생법원 조사보고서에 보면 기업가치는 2조 5000억이고 청산가치는 3조 7000억이다. 법원은 청산하라고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김 회장은 지급보증도 쓰고 이자지급보험도 쓰고, 사회적 책임을 위해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유동수 의원 등 정무위원들이 김 회장의 추가 출연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자 김 회장은 "노력은 하겠지만 법인과 개인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MBK홈플러스 대응 TF 단장인 유 의원은 "점점 어려워질수록 훨씬 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지금 상태에서 파산 상황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짚었고, 윤한홍 정무위원장도 "M&A가 안 되면 청산이라는 쪽으로 계속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홈플러스를 살리는 길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이 아닌 M&A밖에 없나"라고 묻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는 "홈플러스가 살길은 인수합병(M&A)으로, 성사 가능성은 절반"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0월 말까지 인수합병의향서(LOI)를 제출받아 (법원에)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LOI를 받으면 법원에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연장해 달라고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홈플러스 정상화는 김 회장의 사재출연이 아닌 인가전 M&A임을 재차 강조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5.10.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배민·쿠팡 등 배달플랫폼 질타…'중량 논란' 교촌 "가맹점과 상생 노력"

소상공인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 문제와 온라인 불공정거래 등 플랫폼 기업 대표도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그릇 배달'의 과도한 수수료를,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점주 상생안에 대해 수수료 면제 대상이 적어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독일 본사에 대한 과도한 배당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상생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한국에) 재투자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회적 대화를 포함해 상생을 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도 "매출 규모가 하위인 업체에 대해선 포장 수수료를 면제해 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업주들과 최대한 소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박대준 쿠팡 대표에 대해선 납품업체 정산주기가 과도하게 길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네이버 쇼핑은 구매 후 최대 9일 안에 정산되는데, 쿠팡 납품업체는 60~63일까지 간다"고 지적하자 박 대표는 “입점 사업자들이 힘들다는 부분을 알고 있어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W컨셉에 대해서도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문제가 지적됐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수수료가 제일 낮은 건 15%, 높은 건 37%다"라며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하자 이주철 W컨셉 대표는 "비즈니스 생태계가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판매자들과 장기적으로 수수료율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정무위 국감에선 교촌에프앤비의 순살치킨 중량 축소 논란과 관련해 질타가 이어졌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교촌치킨이 기존 700g이던 순살치킨 한 마리 제품을 지난달부터 500g으로 줄였고 가격 변동은 없었다"며 "이런 판매 행태는 전형적인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교촌치킨의 원재료 공급 차질과 가맹점 피해 문제를 두고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 의원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홈페이지나 배달앱 및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다 제대로 공지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그동안 대처가 미흡했지만, 올해 들어 공급 안정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고 있다. 가맹점이 생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본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산자중기위 중기부 국감에 출석해 질의를 받고 있다. 2025.10.14/뉴스1 ⓒ 뉴스1 장시온 기자 ⓒ News1 장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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