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교체·인수합병' 분위기 쇄신…K-뷰티 삼대장, 지각 변동 촉각

LG생활건강, 대표 바꾸고…애경산업, 새 주인 찾아
아모레퍼시픽 그룹, 현 기조 유지…실적 회복 속도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29일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기간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은 15일 범위 내에서 무비자로 입국해 관광할 수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K-뷰티 삼대장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애경산업(018250)이 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택하면서 뷰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대표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10월 1일 자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신임 CEO를 선임했다.

LG생활건강은 그간 중국발 부진으로 실적이 저조했다. 주력 브랜드 '더후'를 비롯해 대체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K-뷰티 열풍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022년 7111억 원에서 2023년 4870억 원, 2024년 4590억 원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9.4% 줄어든 604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163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화장품 사업 적자는 82분기 만에 처음이다.

6월에는 시가총액마저 신흥 기업 에이피알에 따라잡혔다.

그러자 LG생활건강은 대표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 향후 이선주 사장을 필두로 글로벌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시장을 다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선주 사장은 로레알, 유니레버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은 물론 다양한 곳에서 국제 사업 및 전략을 담당했다. 엘엔피코스메틱에서는 미국법인 지사장을 역임하는 등 북미 시장에 능통하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미국 기업 더 에이본, 더크렘샵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애경산업은 창립 71년 만에 새 주인을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선다.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지난달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태광 컨소시엄은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인수하게 된다. 컨소시엄은 애경산업의 시가총액 4300억 원 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광 컨소시엄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애경그룹의 모태 산업이자 알짜 계열사인 애경산업과 M&A 경험이 풍부한 태광그룹이 만나 향후 뷰티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를 상업화한 태광산업은 1950년 섬유 사업을 시작으로 1990년대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넓혔다. 이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피데스증권중개(현 흥국증권), 유선방송사업자(SO) 등을 사들였다.

애경산업과 태광그룹이 계열사로 둔 홈쇼핑, 미디어 사업과의 협업도 주목된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최근 인기몰이인 '뷰티 라이브커머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공장 운영 노하우, 리브랜딩에 특화돼 경쟁력이 있다"며 "애경산업 인수로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뷰티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둘러보고 있다.2025.5.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글로벌 리밸런싱(재구조화) 효과를 톡톡히 보며 실적 회복에 성공한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현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50억 원, 영업이익 737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73%나 뛰었다.

국내외 시장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회복에 탄력이 붙은 모습이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이번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도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공시를 통해 2026 사업연도(2025년 7월 1일~ 2026년 6월 30일) 매출액을 4조 4000억 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결 매출액 전망은 당사의 최근 영업실적 및 경영 계획에 따라 합리적이고 성실하게 작성됐다"며 "당사 경영계획에 따라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