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매장 대형화' 바람…랜드마크로 소비자 접점 확대

강남·명동·한남 등에 '하우스' 오픈
고객 경험 강화 및 자체 홍보 효과

모자이크한남(하고하우스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업계에 대형 오프라인 매장 바람이 불고 있다. 강남·명동·한남·성수·제주 등 MZ 세대 및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에 '하우스' 개념으로 자사 매장을 개점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가가 오프라인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는 가운데 플래그십스토어 같은 대형 매장을 내는 추세가 늘고 있다.

종전 백화점,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됐다면 이제는 자사 브랜드를 한 건물에 집약한 대형 매장을 여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하고하우스는 지난달 총 6층 규모의 모자이크 한남을 개점했다. 1층에는 대표 브랜드인 마뗑킴을 비롯해 각 층에 드파운드, 트리밍버드, 로우타이드, 르셉템버, 솔티페블 등 브랜드별 공간을 마련했다. 4층과 5층에는 독일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보난자 커피를 입점, 고객 쉼터를 조성하기도 했다.

모자이크 한남은 K-패션 대표 브랜드를 한 곳에서 경험하는 동시에 한남동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방침이다. 실제 개소 4일 만에 누적 매출 2억 1000만 원을 기록했다.

LF(093050) 헤지스는 외국인 관광 1번지인 명동에 지난 2018년 둥지를 틀었다. 헤지스의 브랜드 콘셉트를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 H(SPACE H)다. 남성복, 여성복, 골프웨어, 액세서리, 펫, 콜라보레이션 컬렉션까지 헤지스의 전 라인업을 총망라해 선보이는 공간이다.

지상 1층부터 루프트탑까지 약 1200㎡의 규모로 구성된 스페이스 H는 반 층씩 엇갈린 '스킵 플로어' 구조로 층별 단절감은 없애고 각각 다른 콘셉트의 매장을 구현했다. 4층에는 영국 윈저성 콘셉트의 공간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브리티시 정체성을 집약적으로 연출했다. 테라스에는 도심 속 정원을 연상케 하는 휴식 공간이 조성됐다.

서울 명동 소재 헤지스 플래그십 스페이스H 내부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명동 헤지스 플래그십 스페이스H의 외국인 구매액은 2023년 대비 2025년 약 40% 증가했다. 방문객 국적도 과거 중국, 일본 중심에서 미국, 유럽, 동남아, 중동 등으로 다변화됐다. 10~30대 외국인 고객 비중이 55%에 달하며 글로벌 MZ세대를 공략하는 최적의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헤지스는 브랜드의 클래식한 감성을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키울 계획이다.

무신사는 강남, 홍대, 명동, 한남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을 중심으로 무신사 스탠다드(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토어(편집숍) 등 대형 오프라인 공간을 다수 건립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 성수동에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개소한다. 메가스토어는 패션, 뷰티, 슈즈, 스포츠, F&B를 아우르는 6600m²(약 2000평) 규모의 초대형 복합 리테일 스토어다.

F&F가 전개하는 세르지오타키니(한남), ABC마트(제주), 프롯오브더룸(명동) 등도 각각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조성하며 색다른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 구매보다 고객 경험에 대한 가치가 커지면서 대형 매장 공간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대형 공간이 랜드마크화되면 그 자체가 홍보 역할을 하기에 기업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