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K-패션 '반짝 성장'으론 안돼…글로벌 기회 잡아야

롯데백화점이 4일 롯데타운 명동에 글로벌 203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들이 방문해 구경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롯데백화점이 4일 롯데타운 명동에 글로벌 2030세대를 타겟으로 하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들이 방문해 구경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4/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K-패션이 이렇게 주목받은 적이 없죠.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입니다."

최근 한류 등 K-컬처 열풍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패션업계에는 이 같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패션은 대표적인 내수 산업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다.

우영미, 송지오 등 과거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패션 브랜드가 손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패션가에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 아이돌이나 셀럽이 입었다 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고객 문의가 폭주한다. 외려 외국에서 인기를 얻어 인지도가 높아져 역으로 국내에서 유행하는 브랜드도 다수다.

실제 지난 19일 일본 도쿄 시부야 소재 파르코 백화점에서 열린 트리밍버드 팝업스토어에서 이 같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팝업스토어를 찾은 한 일본인 여성은 기자에게 "아이브가 착용한 제품을 보고 트리밍버드 팬이 됐다"며 "트리밍버드가 서울 성수동에 쇼룸을 열었을 때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심지어 한국 방문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이에 패션업계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해 필리핀에 첫 매장을 내고 해외 진출 소식을 알렸다. 2016년 중국에 진출했으나 쓴맛을 보고 철수한 뒤 약 10년 만이다.

LF 역시 대표 브랜드 헤지스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헤지스는 중국(580여 개), 대만(20여 개), 베트남(10여 개), 러시아(2개) 등 해외에서만 매장 600곳을 운영 중이다.

K-패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마뗑킴은 올 상반기 기준 홍콩, 마카오, 대만, 일본 등 총 11개의 글로벌 매장을 전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이야말로 신성장동력이자 내수 부진을 타개할 유일한 돌파구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의 기회가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도 나온다.

패션업계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반짝' 성장에 만족하지 말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과감한 도전도 필요한 때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