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시장 잡아라'…아크테릭스·뉴발란스·온·살레와 국내 직진출 봇물
한국법인 세우고 직진출…운동 열풍 호재
성숙해진 국내 신발 시장 소비자 직접 공략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등산화, 러닝화 등 운동화를 전개하는 해외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직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규모가 4조 원에 달하는 국내 운동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5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유럽 3대 아웃도어 브랜드로 꼽히는 살레와는 지난해 한국 독점 전개사 에스엠케이컴퍼니와 계약하고 올해 봄여름(SS) 시즌부터 본격적 행보 나섰다.
앞서 살레와는 국내 파트너사와 협약해 한국 사업을 운영했으나 고전했다. 파트너사를 바꾼 경우가 수차례, 결국 직수입이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 자체 생산했던 반면 이제는 전 제품을 이탈리아에서 가져온다.
지난 3월에는 아웃도어 성지인 서울 종로 5가에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을 열었다. 온라인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살레와는 등산 마니아뿐만 아니라 고프코어룩을 즐겨 입는 MZ 세대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최근 러닝 열풍 역시 신발 매출이 40%를 차지하는 살레와에 호재다.
'이재용 패딩'으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지난달 한국 독점 유통을 맡아온 넬슨스포츠의 아크테릭스 사업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시장 직진출을 선언했다.
아크테릭스는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빨간 패딩 '파이어비 AR 파카'를 입은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재용 패딩 브랜드'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해당 패딩은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크테릭스의 한국 유통을 맡아 온 넬슨스포츠의 매출액은 2021년 501억 원에서 지난해 1611억 원까지 4년새 3배 정도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 원에서 402억 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아크테릭스는 최근 아크테릭스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이달 정식 출범했다.
올해 아크테릭스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신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주력 신발 제품은 하이킹화와 러닝화로 꼽힌다.
1조 원대 메가 브랜드로 거듭난 뉴발란스도 최근 한국 직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2008년부터 한국 유통을 맡아 온 이랜드월드와 이별을 선언한 것.
새로 설립한 뉴발란스 한국 법인(뉴발란스 코리아)이 2027년부터 국내 사업을 맡을 예정이다.
러닝화 바람을 주도한 스위스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온러닝도 지난해 법인 온코리아를 세우고 직진출 공식화했다.
이처럼 글로벌 운동화 브랜드가 한국 시장 장악에 직접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국내 신발 시장이 점점 성숙해지면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프코어 및 운동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고 관련 패션 시장 역시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발 카테고리의 경우 종전 일부 글로벌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젠 수많은 브랜드가 한국에 도입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며 "한국 소비 시장이 잠재력이 높은,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만큼 직진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2021년 2조 7761억 원에서 2022년 3조 1289억 원, 2023년 3조 4150억 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4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러닝, 트레킹 등 열풍으로 운동화 시장 성장이 급증했다. 그중 러닝화 시장은 약 1조 원 규모로 전체 운동화 시장의 25% 수준을 차지한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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