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김치도 글로벌 간다"…韓리테일 승부 띄우는 K-호텔
객실→리테일 사업으로 '호텔 상품' 수요 대응…실적 모멘텀 확보
외국인 비중 80%…한국 김치 이어 PB 상품 확대로 K-브랜드 홍보처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국내 주요 호텔들이 신성장동력으로 리테일에 힘을 주면서 또 다른 실적 모멘텀이 되고 있다.
호텔 업계는 전통적으로 내수 의존도가 낮지만 객실 위주의 실적 방어로 성/비수기에 따른 매출 격차가 크다. 그러나 점차 리테일 사업을 확장하면서 매출 비중 증가에 따른 영역을 확대하며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롯데호텔 김치를 활용한 간편식 사업을 확장한다. 김치에 이은 '롯데호텔 김치찌개'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롯데호텔 측은 "배추김치 론칭 후 홈쇼핑 첫 방송에서 15분 만에 완판되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이후 갓파김치, 총각김치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1~2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패키지 제품을 출시하고, 김치를 활용한 프리미엄 간편식(HMR)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호텔이 김치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나선 배경에는 호텔업계 리테일 중 김치 수요 증가세에 따른 대응이다.
조선호텔이 2004년 당시 웨스틴 조선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이었던 '카페로얄'의 김치 인기로 시작된 ‘호텔김치’는 워커힐호텔(2018년), 롯데호텔(2023년) 등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호텔들은 자사몰 판매에서 유통 채널로 확대하면서 간편식 수요에 따른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호텔 셰프의 레서피가 담긴 김치를 가정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가격 허들도 낮춰 대중화를 확대하고 있다.
조선호텔의 경우 2021년(+60%), 2022년(+21%), 2023년(+42%), 2024년(+11%)에 이어 올해 현재까지 성장세(+14.2%)가 두드러지고 있다. 워커힐호텔의 올해 상반기(1~6월) 리테일 실적에서 '워커힐호텔 김치'는 78% 증가했다.
워커힐호텔 측은 "워커힐의 실적 성장을 이끈 핵심은 RMR(간편식)과 '워커힐호텔 김치'다"면서 "RMR 제품군은 호텔 셰프 레서피와 원재료를 기반으로 품질과 차별성을 높였고, 시즌 기획과 리뉴얼로 재구매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테일 사업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호텔들은 리테일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조선호텔의 침구 브랜드 '더조선호텔'의 경우 2023년(+36%)과 지난해(+53%)에 이어 올해(+48.5%)까지 높은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오프라인 확대에 따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공식 입점 후 현재 연간 매출 1위 침구 브랜드다.
롯데호텔의 경우 최근 브랜드별 전용 욕실 어메니티(PB)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친환경 재활용 소재(ECOSEED r-PP) 용기와 비건 인증 등을 통해 제품의 질을 높이면서 공식 온라인몰 '롯데호텔 이숍'(e-SHOP)에서의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리테일 수요 증가에 따른 이숍의 올해(1월~7월) 매출은 지난해 대비 36%나 증가했다.
조선호텔 측은 "'호텔 침구'로 인식돼 초반에는 특정층 수요가 있었지만 이젠 혼수는 물론 모던한 침구를 원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인기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FW 시즌 신상품 침구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매 시즌마다 신규 상품들을 기획,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호텔들이 리테일에 힘을 주고 나선 배경에는 리워즈 멤버십 혜택 확대 차원이다. 호텔에 대한 인식이 머무는 공간(객실)에서 일상(식음)으로 트렌드가 변화하는 데 따른 다양한 혜택 제공 강화 측면이다.
특히 그동안 주요 리테일을 해외 브랜드에 의존했던 과거와는 달리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영역을 확대하면서 외국인 비중이 높은 주요 호텔들의 수요와 맞물려 'K-브랜드' 홍보처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1월~7월) 방한객은 1056만 명(전년 대비 +15.9%)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106.%)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호텔신라, 조선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앤리조트, 워커힐호텔앤리조트 등 외국인 객실 비중은 80%에 달한다.
워커힐호텔 측은 "고객에 더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리빙, RMR 제품의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워커힐호텔 김치'는 해외 수출을 추진해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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