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와인 전성시대'…와인 수입 금액은 줄고, 중량은 늘고

상반기 와인 수입액 5.6%↓·수입 중량 14.3%↑
디아블로·몬테스 등 가성비 라인 인기 지속…"저변 확대는 기대"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와인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의 선택은 점점 더 '가성비 와인'으로 집중되는 모습이다.

2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와인 수입액은 누적 2억111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줄었다. 반대로 수입 중량은 2796만㎏으로 전년 대비 14.3% 늘었다.

최근인 7월 한 달 실적으로만 봐도 수입액은 3387만 달러, 수입 중량은 523만㎏으로 수입액은 14.3% 줄고, 수입 중량은 7.6% 늘었다.

이같은 수치의 원인은 국내 와인 수입 유통사들이 가격이 저렴한 와인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와인 유통사들의 실적은 크게 아쉽다. 매출이 가장 큰 신세계L&B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해 52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업계 유일 상장사인 나라셀라(405920)도 적자를 기록해 35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나라셀라는 올해 2분기에도 5억 원가량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적자 수준까진 아니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82.6% 내린 10억 원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아영FBC가 지난해 매출은 9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9% 늘었다.

수익성 방어에는 1만~2만 원 선의 가성비 와인 디아블로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칠레 와이너리 '콘차 이 토로'의 글로벌 브랜드 디아블로는 지난 10년간 하루 평균 4000병씩 판매되는 와인 제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디아블로는 한 해 동안 208만병이 팔렸다. 6년 연속 밀리언 셀러 제품이긴 하지만 200만병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영FBC는 이후 저칼로리 제품 디아블로 비라이트 제품도 내놨는데, 1년 만에 2만5000병 판매를 돌파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나라셀라도 대표 수입 와인 브랜드 '몬테스'의 누적 판매가 1700만병을 넘어섰다. 와인병을 세로로 쌓을 경우 에베레스트산의 약 576배에 달하는 규모다.

와인 유통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와인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성장세라는 평가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와인 시장이 급성장한 것처럼 경제 위기 전후로 급성장·안정화를 반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도 와인 소비량은 미국이 11명, 일본이 3명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한국 시장은 1.5병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상황과 맞물려 저렴한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와인 수요가 꾸준히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향후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 다시 와인 시장이 상승기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