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호조에도 내수 부진 심각"…2분기 주류업계 '울상'

하이트진로·롯데칠성 나란히 하락
상반기 하이볼 매출 비중 와인, 위스키 제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직원이 소주와 맥주를 정리하고 있다.2025.7.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경기 침체와 고물가,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2분기 주류업계가 내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업체가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한 가운데, 하이볼은 편의점 매출 비중에서 위스키와 와인을 제치며 시장 판도를 바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64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466억 원으로 2.8%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는 "대내외 불확실성과 주류 시장 전반의 축소 속에서도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와 시장 대응으로 매출 등락 폭을 최소화했다"며 "하반기에는 규모 유지뿐만 아니라 시장 회복을 위해 다양한 판매 촉진 활동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처음처럼', '새로' 등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005300) 주류 부문의 올해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매출액은 18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고, 영업이익은 29억 원으로 8.2% 감소했다. 다만 미국·유럽 시장에서 '순하리'와 소주류 제품이 선전하며 주류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5.9% 늘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글로벌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내수 부진을 해외 수요가 일부 상쇄한 셈이다.

해외 맥주 시장도 선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맥주 수출액은 4053만1000달러(약 564억 9200만 원)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소주·맥주를 제외한 주종에서는 하이볼만이 성장세를 보였다. A 편의점 기준 올해 상반기 하이볼 매출 비중은 39.9%로, 위스키(34.1%)와 와인(26.0%)을 앞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위스키(41.7%), 하이볼(29.9%), 와인(28.4%) 순이었지만 올해는 순위가 뒤집혔다.

하이볼 시장은 중소기업 강세가 두드러지지만, 대기업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0일 즉석음용(RTD·Ready To Drink) 하이볼 제품 '효케츠'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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