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D 스캐너로 발 분석, 맞춤형 신발부터 운동까지 처방"

K2 연구소 신체 측정 서비스 '케이랩 시그니처' 받아보니
엘리트 선수·의료기관 대상 고급 기술, 일반 소비자에 확대

K2 연구소 내부 모습.(K2코리아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발 아치가 정상범위인 16~24㎜를 넘어선 26㎜로 높은 편입니다. 긴장도가 높아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많이 해 줘야 하고, 잘 굽혀지는 유연한 신발을 신어야 합니다."

27일 아웃도어 브랜드 K2가 운영하는 신발연구소 '케이투코리아 연구소'(K2 연구소)에서 기자가 '케이랩 시그니처'(K-LAB Signature) 서비스를 진행한 뒤 진단받은 설루션이다.

2016년 설립된 K2 연구소는 신발과 의류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로는 유일하게 연구개발(R&D)을 담당한다.

그룹사 브랜드의 가치와 제품력을 높이기 위해 소재 관리 및 제품 테스트를 진행해 신발의 성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트윈 및 생성형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관련 업무도 수행 중이다.

올해부터는 제품에 대한 개발 및 평가에서 확장해 소비자의 개인적 특성을 측정 및 분석해 적합한 제품과 맞춤 인솔 제작, 운동 처방이 포함된 'K-LAB 시그니처 서비스'를 론칭했다.

K2 연구소 내부에 설치된 기기 모습. 이 기기를 통해 보행 분석 및 신체 밸런스 등을 측정할 수 있다.ⓒ 뉴스1/김진희 기자.
발 측정부터 운동 처방, 맞춤형 제품 추천까지 한 번에

K2코리아 본사 건물 내부에 위치한 K2 연구소. 안에 들어서자 각종 인솔(신발 밑창)과 신발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그간의 연구를 통한 기술 노하우가 한눈에 들어오면서 연구소다운 위엄을 느끼게 했다.

곳곳에 신체, 발을 측정하는 기기들은 물론 신발의 충격흡수성, 미끄럼저항성, 방수 테스트 등을 하는 기계가 다수 포진돼 있었다.

실제 이곳에서는 제품 출시 전 다양한 기능성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소 한가운데에는 발 형상, 보행 등을 측정하는 기계가 마련돼 있다.

우선 사전 문진을 통해 간단한 기본 설문을 마치면 발과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3D 스캐너를 통해 발 형상을 측정한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3D 스캐너에 발을 넣으면 순식간에 좌우 발 길이와 폭, 아치 높이 등 발 형상이 측정됐다. 이 데이터를 컴퓨터로 전송해 볼 수 있는데, 마치 발 모양대로 석고로 빚은 것처럼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었다.

이어 전문 장비와 고도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보행을 분석하고 신체 밸런스를 측정했다. 바닥에 설치된 기계 위에서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는 동안 측정이 진행됐다.

눈을 감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방식으로 체중 이동 데이터와 발 압력 분포 등을 측정하기도 했다. 한쪽에 준비된 트레드밀에서도 보행 측정이 이뤄졌다.

신발 충격흡수 에너지 측정기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측정이 완료되면 스포츠 역학 전문가인 K2 연구소 관계자로부터 직접 분석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측정 및 분석을 기반으로 발이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정확한 신발 치수는 무엇인지, 어떤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하는지 등을 조언해 줬다.

보행 정렬이 틀어지거나 밸런스가 맞지 않는 등 측정 결과가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향후 개선할 수 있는 운동법을 처방해 주기도 했다.

이밖에 해당 서비스를 통해 근력 측정, 러닝 분석도 가능하다.

신발이 굽혀지는 정도를 측정하는 기기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K2는 '케이랩 시그니처' 서비스를 통해 등산화, 하이킹화, 워킹화 등 고객 맞춤형 신발을 추천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 개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류재진 K2 연구소 팀장은 "케이랩 시그니처는 고객의 발과 보행을 정밀 분석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아웃도어 활동을 돕기 위해 기획됐다"며 "측정 데이터를 통해 제품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향후에도 고객 중심의 신발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