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도 제철이 있다고?…여름에 먹는 '포카칩·수미칩'이 맛있는 이유

국산 '햇감자' 수확에 맞춰 생감자칩 생산 돌입…제철 스낵 시장 활기
햇감자로 맛 살린 포카칩·스윙칩·수미칩 "하반기 생감자칩 시장 공략"

지난해 전남 보성군 햇감자 수확 모습.(보성군 제공)2024.6.14/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햇감자를 활용한 감자칩 생산에 돌입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되는 국내산 햇감자는 수분·전분·당 성분의 조화가 뛰어나 감자칩 원료로 가장 적합하다. 이 시기에 만든 감자칩은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살아 있어 매년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리온(271560)·농심(004370)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이 국내산 햇감자로 감자칩 생산에 돌입했다. 햇감자는 감자칩의 맛과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원료로 수확에 들어간 이후 몇 달간만 사용할 수 있는 제철 재료다.

실제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햇감자는 수분이 풍부하고 조직이 단단해 얇게 썰어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다. 전분이 안정된 상태여서 튀겼을 때 바삭한 식감을 잘 구현하고 당도 또한 높아 고소한 풍미와 함께 단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이 시기를 제외한 2~5월에는 국내 감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제과업계는 미국과 호주 등에서 수입한 감자를 활용해 감자칩을 생산한다. 다만 장거리 유통과 저장 과정을 거치는 만큼 신선도와 풍미 면에서는 제철 햇감자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주요 식품 기업들도 이달 들어 제철 감자칩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오리온은 감자 제철인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전남 보성, 충남 당진·예산, 강원 양구 등 주요 산지에서 수확한 국내산 감자를 원료로 사용해 대표 생감자칩인 '포카칩'과 '스윙칩' 생산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전국 300여 개 농가와 계약을 맺고 약 1만 6000톤의 감자를 확보한 상태다. 수확된 감자는 저장 과정 없이 청주공장과 저장소로 곧바로 운송돼 생산에 투입된다. 덕분에 제철 감자의 맛과 신선함과 영양을 담은 생감자칩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다.

오리온 햇감자 '포카칩∙스윙칩' 이미지.(오리온 제공)

농심도 햇감자 수확철에 맞춰 지난 19일부터 국산 햇수미감자를 활용한 '햇수미칩' 생산에 돌입했다. 패키지도 리뉴얼했다. 기존 한자 표기였던 제품명을 한글 수미칩으로 바꾸고 지방 함량 25% 저감과 국산 수미감자 사용 등 제품의 강점을 강조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은 판매액에도 반영된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감자칩 판매액은 2042억 원으로, 상반기(2040억 원)보다 소폭 높았다. 2023년에도 하반기 판매액이 1916억 원으로, 상반기(1713억 원)를 앞질렀다. 제철 햇감자를 활용한 제품이 출시되는 시기와 맞물려 감자칩 소비는 하반기에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햇감자를 바로 썰어 튀긴 생감자칩은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와 감자 본연의 단맛까지 살아나는 제철 식품"이라며 "감자칩에도 계절성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제철 감자칩을 찾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