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홈플러스 휘청…이마트·롯데마트 '반사이익' 되나

이마트·롯데 주가 급등…홈플 소비자 이동 여부 주목
마트 아닌 이커머스 이동할 수도…"경쟁력 강화해야"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모습. 2025.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국내 3대 대형마트업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나머지 업체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는 e커머스로 소비 트렌드가 전환되고 있는 상황의 연장선으로, 이번 위기를 계기로 대형마트업계는 본업 경쟁력 강화 등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이마트는 8만 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전인 지난 4일(7만 6000원)보다 9.5% 오른 수치다. 롯데쇼핑의 주가도 같은 기간 6만 2500원에서 6만 7300원으로 7.7% 올랐다.

대형마트 3사 상권, 대부분 서로 겹쳐…"이마트·롯데마트 성장 반등 가능성"

이는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절차 신청 여파로 해석된다. 현재 홈플러스는 모든 영업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회생절차 과정에서 영업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기존 고객들이 다른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각 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매장 수는 △이마트 154개 △홈플러스 127개 △롯데마트 110개다. 업계는 이들 3사가 보유한 매장 상권이 경쟁사 매장 상권과 대부분 겹치는 등 경합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점유율 하락 또는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의 기존 점포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영등포점. 2025.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소비자, 대형마트 아닌 쿠팡 이동할 수도…"홈플러스 위기, 호재 아냐"

다만 업계에선 현재 홈플러스의 위기와 날로 심화하는 3사 간 경쟁 등을 고려할 때, 향후 대형마트업권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매출은 정체 또는 감소 추세이며, 그 빈자리를 e커머스 업체들이 채우면서 주도권이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2020년 6조 36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들면서 지난해에는 5조 3760억 원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15조 4860억 원에서 16조 2750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230억 원에서 1290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홈플러스도 매출이 2020년 6조 9660억 원에서 2023년 6조 9320억 원으로 큰 변동 없이 영업적자만 기록했다.

반면 e커머스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 41조 원으로 국내 대형마트 전체 판매액인 약 37조 원(추산치)을 이미 넘어섰다. 홈플러스의 영업력이 약화하더라도 기존 고객들은 이마트·롯데마트가 아닌 e커머스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위기라도 개별 기업에 호재는 아니다. 그 고객들이 고스란히 흡수되지 않을 것"이라며 "홈플러스의 위기는 오히려 오프라인 대형마트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해야…"차별화 구축 및 구조조정 등 필요"

장기적으로는 대형마트업권 내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 등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에 대한 근본적인 매력도가 하락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규 점포 출점 재개 및 점포 리뉴얼 등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차별화를 구축해야 한다"라며 "오프라인 사업 통합 운영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