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퀄인데 덜 알려진 상품 키워드려요"…11번가 '오리지널 셀러'

[유통人터뷰]황윤지 매니저 "오픈마켓 성공열쇠는 결국 상품"
매출 1000만원까지 수수료 '0'…8월 '품질보장 캠페인'도

황윤지 11번가 셀러육성팀 매니저(11번가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간편하게 물에 부어 마시는 액상형 캡슐 커피 '포션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 포션 커피 제조·생산과 유통을 직접 하는 '코엔에프'는 인지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다 올해 들어 '반전'을 맞았다. 11번가 '오리지널 셀러'가 되면서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부터 자신만의 제품과 브랜드를 가진 국내 사업자 회원 대상 성장 지원 프로그램 '오리지널 셀러'를 운영 중이다. 누적 매출 1000만 원까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코엔에프의 포션 커피는 1월 오리지널 셀러 상품 전문관인 '오리지널 픽'에 소개된 뒤 5월까지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34배, 구매회원 수는 42배 뛰었다.

황윤지 11번가 셀러육성팀 매니저는 1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사옥에서 한 인터뷰에서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추기보다 독창성을 갖고 시장에서 포지셔닝하려는 셀러를 육성 중"이라며 "오픈마켓은 결국 상품이 성공 열쇠라 남들에게 없는 것을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빅 브랜드는 이미 다 입점해 있는 만큼 취향이 독특하고 상품가치가 좋은 오리지널리티 있는 셀러 풀도 넓히려는 취지다.

황윤지 매니저(11번가 제공)

황 매니저는 "오리지널 셀러로 들어와 잘 되면 신제품도 먼저 기획해 받을 수 있고, 상품이 다양해지고 셀러 매출이 늘어날수록 길게 보면 11번가는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다"며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엔에프는 포션 커피 성공 뒤 신제품인 식물성 뮤신 스틱을 자사몰이 아닌 11번가에서 단독 출시했다. 황 매니저는 이 제품 판매를 위해 KTX가 없어 차로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전북 김제 공장까지 다녀왔다.

그는 "대표가 만들었다는 머신도 보고 반도체공장처럼 위생에 철저하다는 것도 느꼈다"며 "식물성 뮤신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인데, 다녀오고 나니 더 애정이 생기고 자신 있게 팔 수 있게 됐다"고 했다.

11번가는 보다 체계적인 발굴, 육성을 위해 1월 조직도 개편했다. 콘텐츠혁신팀에서 맡던 것을 셀러그로스 싱글스레드(ST)를 만들고 산하에 셀렉션플래닝팀, 셀렉션오퍼레이팅팀, 셀러육성팀을 신설했다.

플래닝팀이 중소상공인, 청년창업가, 초보 사장님 등 셀러 후보군을 발굴해 넘기면 오퍼레이팅팀이 접촉과 함께 상품·배송 등 역량과 상표권 유무 등을 확인한 뒤 승인 절차를 거쳐 오픈마켓 판매를 위한 학습까지 맡는다.

이후 육성팀이 승인된 셀러 중 선정 작업을 통해 홍보 등 육성활동을 한다. 매월 리스팅되는 오리지널 셀러는 1000여명으로 이 중 50~60%가 승인까지 이어진다.

황윤지 매니저(11번가 제공)

현재 활동 중인 오리지널 셀러는 4300여곳, 상품은 25만 개 이상이다. 11번가는 1단계로 제로 수수료, 누적 매출 1000만 원이 넘으면 2단계로 절반 수준인 6% 수수료, 누적 매출 4000만 원을 넘기면 수수료는 원상복구하되 나머지 혜택은 유지하는 식으로 운영 중이다.

5월 오리지널 셀러 결제거래액은 110억 원을 넘겨 최대 실적을 찍었다. 1~5월 오리지널 셀러 거래액과 판매 수량은 직전 5개월 대비 각 104%, 114% 늘었다.

황 매니저는 앞으로의 목표로 "11번가 모든 셀러가 오리지널 셀러가 되게 하는 것"을 꼽았다. 현재는 매월 신규 셀러 4000~5000곳 중 일부가 오리지널 셀러인데, 향후엔 입점하는 모든 셀러가 오리지널리티가 돋보였으면 한다는 것이다.

새 지원책도 고심 중이다. 그는 "오리지널 셀러 상품이 좋다는 걸 알릴 방도가 부족한 것 같아 8월부터 '품질보장' 캠페인을 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1번가가 품질을 보장해 준다는 의미로 무료반품 등을 서비스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황 매니저는 "상품이 하나뿐인 셀러도 오리지널리티만 있다면 오케이"라며 "도전하려는 분들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