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알리·테무' 막대한 자금력…"곳간 얼마나 크길래?"

중국 거대 e커머스 플랫폼…3분기 마케팅 비용 6조·3조
한국 경제 뒤흔드는 자본력…장기 성장은 "두고 봐야"

네이버 검색 화면에 노출된 알리익스프레 광고.(네이버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한국, 더 나아가 전 세계 e커머스업계를 빠르게 장악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비결은 막대한 자본력입니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 사업에 투자하며 파이를 키우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알리와 테무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과 핀둬둬(PDD)홀딩스의 자본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알리바바그룹과 핀둬둬의 시가 총액(3월1일 기준)은 각각 1862억 달러(249조 원), 1661억(233조 원)입니다. 국내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쿠팡(331억달러·44조원)의 무려 5배가 넘습니다. 시가 총액 기준만으로는 SK하이닉스(000660)(114조 원)를 넘어 삼성전자(005930)(438조 원)에 이어 국내 2위에 등극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알리바바그룹과 PDD홀딩스의 최근 분기 마케팅 비용을 보면 '자본 공세'의 규모가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알리바바그룹의 3분기(10~12월) 영업·마케팅 비용은 47억5800만 달러(6조3600억 원), 핀둬둬의 3분기 영업·마케팅 비용은 29억8000만 달러(3조9800억 원)에 달합니다.

특히 핀둬둬의 경우 3분기에 쓴 총비용이 34억7500만 달러인데 약 85%를 마케팅에 쏟아부었습니다.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22억8300만 달러(3조5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테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인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 광고를 무려 5번이나 상영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광고비용은 30초당 약 700만 달러(93억 원)로 추산됩니다. 슈퍼볼 광고에만 수천만 달러를 썼을 것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한국 시장을 동아시아권 진출의 '테스트베드'로 삼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한국 시장에 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자의 결과는 즉각 나타났습니다. 한국행 물류창고 설립과 CJ대한통운을 통한 5일 배송 서비스(초이스)로 '느린 배송'이란 단점을 단숨에 지웠습니다.

테무 앱 사은품 페이지 갈무리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막대한 자본 투입은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경쟁 상대인 유통업계는 불안함과 견제의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e커머스 시장의 확장으로 물류량이 증가한 물류업계, 광고 및 간편 결제 서비스 실적이 신장한 네이버, 카카오, 토스처럼 수혜를 누리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다만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립니다. 일각에선 현재 알리와 테무의 상품 품질이 국내 소비자의 기준에 비해 너무 낮고,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보전할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을 품습니다.

국내에 한정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 알리와 테무의 경쟁력은 '낮은 가격'뿐입니다. 게다가 판매자,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 판매 수수료를 낮추고 무료 배송 및 무차별적인 사은품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죠.

거래량이 폭증했더라도 마케팅, 물류 등에 들어간 비용을 따지면 수익 규모 자체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추후 판매 수수료와 상품 가격을 점차 올려 국내 e커머스업계와 정면 대결을 벌일 때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핀둬둬는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18%나 급등하고 한때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을 넘어섰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규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주가가 점점 내려가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릅니다. 쿠팡도 '계획된 적자'를 10년 넘게 지속한 끝에 연간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사업 초기 대대적인 투자로 적자가 계속되지만 시장 지배력을 장악한 끝에 턴어라운드에 성공, 국내 유통업계 절대 강자에 등극했습니다.

결국 장기적인 성장은 국내 e커머스 플랫폼과 견줄 정도의 상품 퀄리티,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소비자 맞춤형 알고리즘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알리바바그룹과 핀둬둬의 향후 활동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