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빈병값 병당 33원 올랐다"…소주업체 가격 인상 고심중

병당 183원에서 216원으로 33원(18%) 인상
십원 단위 인상에도 식당은 1000원 올리는 구조 문제

20일 서울의 한 식당 주류 냉장고에 소주와 맥주 등이 채워져 있다. 지난해 일제히 상승한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올해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세가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부자잿 가격 및 물류비 역시 상승한 영향이다. 2023.2.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소줏값 인상을 두고 주류 제조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소주 핵심 원료인 주정값과 병뚜껑값이 올라 출고가를 올린데 이어 올해는 빈병 가격이 인상돼 또다시 가격 조정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술로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은 만큼 2년 연속 출고가를 인상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하지만 포장지, 전기세, 가스비 등은 물론 인건비와 물류비까지 올라 제조업체의 가격 저항선도 흔들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병업체는 소주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병값 인상을 2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인상폭은 기존 병당 183원에서 216원으로 33원 올랐다. 인상률은 약 18%다.

인상 적용 시점은 업체별로 다르다. 롯데칠성음료와 맥키스컴퍼니는 이달부터 올랐으며 하이트진로와 무학 등은 다음달 적용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맥키스컴퍼니는 각각 '처음처럼 새로'와 '선양'을 출시하며 새병 수요가 많아 1개월 앞당겨 인상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무학 등은 새로운 병에 대한 제작과 대규모 물량이 필요하지 않아 3월부터 적용한다.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주류를 고르고 있다. 2023.2.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병값 인상이 내달부터 적용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소주업계 60% 중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1위 업체가 가격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하이트진로는 신중한 입장이다. 원가인상률을 감안해 최소한의 가격만을 조정하더라도 식당과 업소에서 500~1000원가량 올릴 경우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은 상당하다.

실제 소주업체들은 과거 출고가 인상 때마다 일부 상승률을 흡수해 인상폭을 낮춰도 판매가 인상의 원흉으로 지목되며 소비자 반감을 사왔다. 가격 민감도가 높고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정부에 미운털이 박히는 사례도 빈번했다.

그렇다고 오른 원부자잿값 인상을 모두 감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주류 특성상 판매가가 큰 폭으로 뛰는 관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종 원부자잿값이 오른 상황에서 음식값을 올리기보다 이를 술값 인상에 편승해 이윤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외 식품, 음료, 외식 메뉴 등의 경우 1년에 2번 이상 인상해도 소비자 판매가는 크게 오르지 않아 소비자 반감이 덜하지만 주류의 경우 가격 저항이 매우 강하다"며 "출고가 인상 요인은 확실히 발생했지만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hjh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