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모레 '실적 부진'에 "직급 줄이고 연봉 인상률까지 낮췄다"
직급 체계 6단계→5단계…급여 상승률 '3%'로 일괄 적용
내년부터 新제도 확산…기타직·해외법인도 순차 적용
- 배지윤 기자, 권구용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권구용 기자 = 아모레퍼시픽이 내년부터 기존 6단계인 직급 체계를 5단계로 축소하기로 했다. 또한 승진 시 연봉 상승률을 '3%'로 일괄 통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승진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늘어난 반면 연봉 상승률은 낮아질 전망이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내년부터 직급체계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직급 체계는 기존 6단계(리더1-리더2-프로1-프로2-어쏘1-어쏘2)에서 단계별 연차 충족에 따라 'AP밴드' 5단계(B1-B2-B3-B4-B5)로 축소·전환된다. 직급 체계 개편에 따라 역할·직급에 따른 승진 시 연봉 상승률도 기존 '3%-6%-3%-6%'에서 3%로 통일된다. 승진 시 평균 4.5% 오르던 연봉 상승률이 평균 1.5%p 낮아지는 셈이다.
이로써 승진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직급별로 약 1년씩 늘어나게 된다. 직급 체계가 축소되면서 승진에 따른 급여 상승도 더딜 수 밖에 없다. 만약 새로운 승진 및 연봉 체계가 유지된다면 앞으로 신입사원들의 연봉 상승률은 현재 고연차 임직원들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연봉 인상 방안은 2년에 거쳐 순차 적용될 방침이다. 우선 내년에는 직급 전환 전 기존 직급을 기준으로 3%의 임금 인상이 이뤄진다. 기존에는 '역할 승진'(어쏘→프로·프로→리더) 시 최대 6%의 연봉 상승이 이뤄졌다. 이에 역할 승진을 기대했던 어쏘 직급임직원들을 고려해 1.2%의 추가 급여 인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오는 2022년부터는 본인 임금을 기준으로 3%의 급여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
성과관리 체계도 바뀐다. 기존에는 보상과 승진을 목적으로 임직원들 간 상대 평가가 이뤄졌다면, 새롭게 바뀌는 개편안에서는 등급과 무관하게 본인 및 동료·상사의 피드백을 통해 상시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임원·팀장·인사담당자가 상호 논의를 거친 후 임직원들의 추가 기여 보상과 성과 개선 필요 대상자를 분류하게 된다.
이 같은 인사제도 개편을 두고 불만을 나타내는 임직원들도 상당하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임직원 A씨는 "승진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약 30% 증가하게 된다"면서 "1년차 직원이 20년차가 됐을 때 현재 20년차 리더에 비해 연봉 상승분은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B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아모레퍼시픽의) 인사제도 개편안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연말까지 임직원들과 소통을 거친 후 내년부터 일반직을 중심으로 직급·승진 및 성과관리에 있어 신제도 적용 및 확산에 나선다. 향후 일반직 외 기타 직종과 해외법인을 대상으로 순차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정기 조회에서 전 직원들에게 인사제도 개편안을 공개했다. 또 지난 6~8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진행했다. 4분기 내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제도에 대한 시스템 교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새로운 인사제도는)조정 작업을 거친 후 변경됐으며 관련 내용은 임직원들에게 전달됐다"면서도 "회사 내부 사안이라 대외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도 개편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인건비 지출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임직원의 평균 연봉은 7100만원으로 연간 급여로만 4031억원6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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