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폐점하자 주변 상권 죽었다"…첫 연구결과 나와
조춘한 경기과기대 교수, 이마트 부평점 폐점 후 상권 분석
반경 3㎞ 슈퍼 매출 최대 26% 감소…"낙수 효과 사라진 탓"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대형마트가 폐점한 이후 주변 상권이 침체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대형마트 출점과 관련한 연구는 수차례 있었지만, 폐점 이후 상권 변화에 대한 실증연구가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한국유통학회가 발표한 '대형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반경 3㎞ 소규모 슈퍼마켓과 소매점의 매출액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끌어들였던 지역 수요가 사라지자 '낙수효과'를 누리던 인근 소상공인과 슈퍼마켓까지 극심한 침체를 입은 셈이다. 특히 연 매출이 적은 소형점포일수록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대형마트 출점 제한 명분으로 내세웠던 '골목상권 보호 논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팀은 지난 2018년 폐점한 이마트 부평점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 데이터와 설문조사를 종합해 2년간의 상권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 이마트 부평점 반경 3㎞ 이내 대형 슈퍼마켓은 폐점 이후 2년 동안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소형 슈퍼마켓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매출액 별로는 △5억원 미만 △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20억원이상 ~50억원 미만 슈퍼마켓의 매출이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특히 '연 매출 2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중형 슈퍼마켓은 부평점이 폐점하기 2년 전 매출지수가 30.8이었지만 폐업연도에는 22.8로 무려 26% 급락했다.
'연 매출 5억원 미만' 영세 슈퍼마켓도 매출지수가 16.6에서 15.3으로 8% 가까이 줄었으며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소형 슈퍼마켓은 8.6에서 7.5로 매출이 12.8% 쪼그라들었다.
주목할 점은 부평점으로부터 다소 떨어진 지역의 상권 역시 매출이 일부 하락했다는 점이다. 부평점으로부터 반경 3~6㎞ 이내 중형 슈퍼마켓은 부평점이 폐업하기 1년 전까지 매출지수가 25.8에서 26.7로 향상됐지만, 폐업년도에는 23.8로 떨어져 매출이 10% 넘게 줄었다.
부평점 폐점으로 덕을 본 것은 오히려 같은 '대형마트'다. 부평점 폐점 2년 전을 기준점(100)으로 봤을 때, 3~6㎞ 이내 다른 대형마트의 폐점 1년 전 매출지수는 96.5였지만 폐점 직후 98.8로 개선됐다. 하나의 대형마트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도 다른 지역 상권으로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형마트에 갔다가 주변 점포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 비율은 60.86%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고객 10명 중 6명은 주변 음식점이나 상가에서 추가 소비를 한다는 소리다.
대형마트의 낙수효과가 가장 뚜렷한 점포는 '음식점'으로 이용 비율이 62.19%에 달했다. 이어 △타 대형마트(30.74%) △백화점(22.61%) △의류 전문점(10.6%)이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함께 이용하는 비율은 10.25%에 그쳤다.
조 교수는 "이마트 부평점이 폐점한 이후 주변 슈퍼마켓을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인근 대형마트와 원거리에 있는 슈퍼마켓은 매출액이 증가했다"며 "소매점 매출도 인근 점포보다 원거리 점포가 더 늘었다"고 분석했다. 대형마트 폐점으로 덕을 보는 것은 같은 대형마트이거나 다른 지역 소상공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반면 (부평점) 인근에 있던 슈퍼마켓은 매출이 감소하는 피해를 봤다"며 "결국 이마트의 폐점으로 주변 상권은 침체했다"고 결론 내렸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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