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뜨게랑' 입고 '1일1깡'할까…꽃게랑·새우깡의 파격 변신에 MZ 열광

'아빠'만 아는 브랜드 탈출…재미·소통 마케팅으로 광고 효과↑
'꼬뜨게랑' 티셔츠·가방 7일 판매…품절 예고

빙그레 과자 '꽃게랑'을 활용한 의류브랜드 꼬뜨게랑 콘셉트 이미지. 가수 지코가 모델을 맡았다.(꼬뜨게랑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지코가 광고하는 꼬뜨게랑이 뭐죠? 로고만 보고 베르사체인줄 알았어요"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공개된 가수 지코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지코가 모델로 나섰으니 한국에 새롭게 론칭하는 명품 브랜드로 착각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꼬뜨게랑은 빙그레가 장수과자 '꽃게랑'을 MZ(밀레니얼+Z)세대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만든 의류 브랜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누리꾼들은 '신선하다'며 열광했다.

티저 영상(Côtes Guerang X ZICO)의 경우 2일 현재 조회수가 무려 81만회를 넘어섰다. 본 영상 역시 조회수가 29만회를 돌파했다.

꽃게랑과 새우깡 등 장수과자들이 MZ세대를 잡기 위해 변신에 나섰다. 농심도 지난달 소비자 요청에 힘입어 '새우깡' 새 모델로 가수 비를 기용해 제품에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 과자 주 소비층인 1020세대를 잡지 못한다면 더 이상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 34살 '꽃게랑'에 새 생명을… 패션 브랜드 '꼬뜨게랑' 대박 조짐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꽃게랑은 지난 1986년 처음 출시됐다. 올해로 만 34살이다. 10~20대에 꽃게랑을 즐겼던 세대들은 40~50대가 됐다. 꽃게랑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더 이상 꽃게랑을 소비하지는 않는 세대인 셈이다.

빙그레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해법으로 찾은 것이 '꽃게랑' 로고를 활용한 의류 브랜드 '꼬뜨게랑'(Côtes Guerang)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꽃게랑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브랜드명을 고심한 끝에 꼬뜨게랑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연의 일치지만 프랑스어로 'côté'는 옆구리 혹은 측면이란 뜻이다. 'de côté'는 비스듬히 혹은 옆으로란 의미로 쓰인다. 꽃게가 옆으로 걷는 모습과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일 뿐 여기까지 생각하고 만든 이름은 아니라는 게 빙그레의 솔직한 고백(?)이다.

특히 10~20대 팬층이 두꺼운 패셔니스타 지코가 꼬뜨게랑 모델로 나서 브랜드에 품격을 더했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된 지코 화보 사진과 영상은 명품 브랜드 못지않은 수준으로 화제가 됐다.

제품은 온라인에서 실제 구매도 가능하다. 전 제품이 오는 7일부터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일주일간 한정판매된다. 특히 티셔츠·로브·가방은 각각 100% 면·세틴·소가죽 소재로 제작돼 높은 품질을 자랑했다. 가격은 최저 2만원에서 최대 7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빙그레 관계자는 "판매 전부터 온라인에서 반응이 뜨겁다"며 "한정 판매 제품이지만 인기에 따라 추가 물량을 제작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도 최근 국내 최장수 제품 새우깡 모델로 가수 비를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비 광고 모델 선정은 소비자의 요청에 따른 결정이다. 지난 2017년 비가 발표한 '깡' 뮤직비디오가 최근 온라인에서 패러디 열풍을 일으키면서 비를 새우깡 광고 모델로 써달라는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농심도 비가 새우깡에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심어줄 것으로 판단하고 그를 새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전국에 깡 신드롬이 일어난 지난 5월24일부터 6월23일 한 달간 새우깡 매출은 전년 대비 30% 오른 7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깡 뮤직비디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뉴스1

◇ '재미·소통'이 MZ 세대 저격…'장수제품' 홍보 확대꽃게랑은 지난 1986년 출시돼 올해로 만 34살을 맞이했다. 지금껏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꾸준히 판매된 인기 제품이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빙그레가 올초 진행한 연령대별 꽃게랑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1020세대와 30대 사이 인지도 차이는 2배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 핵심 소비층인 10~20대를 잡지 못하면 장수 과자 명맥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배경이다.

빙그레와 농심이 선택한 전략은 MZ세대의 '재미'를 자극한 마케팅이다. 빙그레는 과자 브랜드와 전혀 접점이 없는 패션 사업에 뛰어들어 1020 세대 흥미를 자극했다. 실제로 지난 5월14일 빙그레가 특허청 키프리스에 '꼬-뜨게랑' 상표를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은 더 높아졌다.

과자 브랜드 홍보를 위한 단발성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재미를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꼬뜨게랑 광고엔 'A급이든 B급이든 이렇게 제대로 (광고를)하니 더 매력적이다', '쓸데없이 멋있어서 계속 웃음이 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MZ세대 소비자는 전에 본 적 없던 새롭고 재미있는 제품에 더 빠르게 반응한다"며 "자신만의 특별한 소비 경험을 SNS에 게시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높이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1020세대의 취향과 놀이 문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점도 또 다른 인기 원인으로 분석된다. 새우깡의 경우 온라인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끈 깡 열풍을 그대로 흡수해 광고에 접목하는 방법으로 소통을 강화했다. 특히 홍보 모델 선정에 누리꾼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돼 파급력은 더 높아졌다.

기존 인기 제품에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펭수·빙그레우스 캐릭터를 앞세워 장수 제품 홍보를 펼친 빙그레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 제품 홍보는)브랜드에 친숙한 소비자에게 젊은 이미지와 새로운 활력을 느끼게 하고 브랜드를 잘 모르는 소비자에게는 요즘 감성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MZ세대를 겨냥한 홍보 활동을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