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예의없다" 옛말…코로나19에 '서비스 에티켓'도 변화

'코로나19 공포' 확산에 마스크 일상화…업계 '불문율' 깨졌다
카페 10곳 중 9곳 마스크 착용…"서비스 인식 전환 빨라질 것"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성안길의 한 카페에서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2020.2.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작년까지만 해도 마스크를 쓰고 주문을 받으면 기분 나빠하는 손님이 더러 있었어요. 그런데 인식이 확 변했다고 해야 할까요"

커피전문점 직원 A씨(23·여)는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거치면서 서비스 '에티켓'(Etiquette)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에서 '뜻밖의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서비스업계의 관행이었던 마스크 '불문율'이 깨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서비스 에티켓 인식에 대한 상당한 전환점으로 작용했다"며 "소비자에게 예의를 지킨다는 상업적인 논리를 뛰어넘어 공중보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한 단계 성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오후 강원 원주시 단계동에 위치한 A카페 매대위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방지를 위해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0.2.13/뉴스1 ⓒ News1 장시원 인턴기자

◇카페 10곳 중 9곳 '마스크 착용'…마스크 '불문율' 깨졌다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소재 커피전문점 12곳을 둘러본 결과 1곳을 제외한 11곳 매장(91%)에서 전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한 커피전문점 직원 B씨는 "지난 설 연휴 직후부터 3주째 매일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마스크를 왜 쓰냐'고 지적하는 소비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지만, 서비스업계에서 마스크는 그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졌다. 접객(接客)을 할 때 얼굴을 온전히 내보여야 한다는 관행 때문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쓰면 불필요한 공포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마스크를 벗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실제로 전 서비스업계가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한 사례는 '코로나19' 사태가 처음이다. 대한항공도 이례적으로 전 노선에 탑승하는 승무원에게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지급했다.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중후군) 사태에도 일부 프랜차이즈는 전사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처럼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곳은 없었다.

물론 소비자 불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1월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 스타벅스 파트너가 "우리도 사람이다. 마스크 왜 썼냐고 벗으라고 좀 하지 말라"고 토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업에서 마크스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착용을 지양하는 것이 관행이었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점원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풀이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전문가 "코로나 사태, '서비스 에티켓' 전환 계기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서비스 에티켓' 인식에 대한 전환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중보건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성숙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마스크 착용을 당연시하는 문화가 식음료를 넘어 서비스업 전반에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준상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서비스 에티켓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며 "접객을 하다 보면 비말(침방울)이 튈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에 대한 거부감이 오히려 서로에 대한 '예의'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여 교수는 "서비스 에티켓의 전환이 업계 전방위에 걸쳐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에는 특별한 경우, 혹은 이상한 경우에만 마스크를 쓴다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평소에도 위생을 챙기는 인식이 보편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요리를 하는 식음료업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정착했지만, 앞으로는 전 서비스 업종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비자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뿌리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