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루이비통·디올까지"…20만원대 스카프에 빠진 명품가
20만원대 가격 '착한 가격'…"소비자들 '가심비' 높아"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명품업체들이 20만원대 스카프에 빠졌다. 20만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 하지만 명품 스카프 가격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명품 브랜드 이름값 대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 업체들은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높은 제품으로 올 가을 패션가를 공략한다.
◇에르메스·루이비통·디올까지…약 20만원으로 완성한 가을패션 = 쁘띠 스카프(작은 크기의 스카프)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20만원대의 '착한 가격'이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가방과 달리 20만원대 가격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의 '트윌리'는 쁘띠 스카프 중에서도 손꼽히는 베스트셀러다. "스카프를 사려면 에르메스를 가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에르메스는 가방 가격이 1000만원대를 호가하지만, 25만원으로 에르메스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가심비를 만족시킨다.
루이비통은 올 가을 '동물의 왕국' 테마를 입힌 쁘띠 스카프를 선보였다. 기존 방도 시리즈에 동물 프린트를 더한 '모노그램 자이언트 정글 방도'다. 이 밖에 다른 방도 시리즈도 루이비통 정체성을 드러내는'LV' 로고를 더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22만원~25만5000원선이다.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착용해 화제가 된 쁘띠 스카프 '미차'도 인기다. 미차는 A부터 Z까지 26개 알파벳을 대표하는 단어들을 정해 디올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가격은 27만5000원이다. 이 밖에 프라다는 '더블 매치'를, 펜디는 '라베트리나'를 내놓으며 쁘띠 스카프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목에 매고 가방끈에 두르고"…활용도 높아 '인기' = 과거 16세기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피부가 타는 것을 막기 위해 스카프를 둘렀다. 스카프 본연의 기능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대중화되면서 활용법도 다양해졌다.
소비자들이 쁘띠 스카프로 눈길을 돌린 이유도 바로 '활용성' 때문이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셔츠에 코디하면 생기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또 밋밋한 가방 손잡이 부분에 두르거나, 머리 장식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이미 패션가에선 '에르메스 버킨백+트윌리 스카프' 공식이 자리 잡았다. '스카프는 목에 두르는 것' 이라는 고정관념을 오래전 깨버린 것. 가방끈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더한 대부분의 코디는 여기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단색의 옷차림에 쁘띠 스카프를 조합해 멋을 낸 것 같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며 "가을 시즌 명품 브랜드부터 중·저가 브랜드까지 쁘띠 스카프를 다양하게 내놓는 추세"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