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공식 스포츠화' 프로스펙스를 아시나요?…'뉴트로'로 재탄생
'노앙' 협업 컬렉션 선보이고 스트레이 키즈 모델로 기용
워킹화 W 론칭, 구조조정에 이은 뼈깎는 '혁신'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토종 신발 브랜드 프로스펙스가 낡은 이미지를 벗고 1020세대를 타깃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30~40대 타깃 브랜드인 프로스펙스는 10~20대를 위한 라인을 추가하고 통통 튀는 이미지의 걸그룹 '모모랜드'에 이어 JYP 신인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젊은층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스트리트 무드에 강점이 있는 디자이너 남노아의 브랜드 '노앙'과 협업해 '뉴트로'(새로운 복고) 상품을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브랜드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새로운 시도다.
◇프로스펙스, 노앙과 협업…"최신 뉴트로 트렌드 반영"
13일 업계에 따르면 프로스펙스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비이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프로스펙스X노앙' 협업 2019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프로-스펙스. '86, '88 서울올림픽 공식지정 스포츠화' '아무도 생각 못했던 일이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31개 전문경기화를 만드는 회사는 세계에서 단 4개. 프로-스펙스가 그중 하나입니다.'
매장 곳곳에 붙은 프로스펙스의 옛 신문광고는 유머를 더해주는 동시에 프로스펙스의 '헤리티지'(문화적 유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80년대 프로스펙스의 신발 디자인을 그대로 복각(재현)한 프로스펙스 오리지널 라인부터 최신 뉴트로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스펙스X노앙 협업 컬렉션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협업 제품 중 신발 라인에서는 빨강·파랑·노랑 등 화려한 원색을 담은 어글리슈즈 '프앙 103', 운동화 옆면을 과감하게 뚫어 샌들처럼 만든 '프앙 베이션', 최근 유행하는 뮬(발뒤꿈치가 드러난 신발) 스니커즈 '프앙 뮬' 등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의류 라인에서는 반팔 티셔츠, 맨투맨, 아노락(모자가 달린 가볍고 짧은 재킷), 반바지 등에 프로스펙스의 약자 'P' 패치를 포인트로 커다랗게 달았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스트리트 무드에 강점이 있는 노앙과 협업한 제품은 오리지널 라인보다 조금 더 과감하고 스트리트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보다 방문객이 많다"며 "프로스펙스의 새로운 시도를 알린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프로스펙스, 워킹화·뉴트로 등 여러 시도…"낡은 이미지 벗자"
프로스펙스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해외 스포츠 브랜드가 강세인 국내 운동화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7년 LS네트웍스에 인수된 프로스펙스는 2009년 워킹 전문 브랜드 'W'를 론칭하고 워킹화 기능성을 강조했다. 프로스펙스의 워킹화는 큰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누적 900만 족 판매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한 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2017년에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하는 '오리지널 라인'을 선보였다. 프로스펙스의 헤리티지를 강조하며 뉴트로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서다.
프로스펙스의 광고 모델은 예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선수 이동국이지만 10~20대를 타깃으로 오리지널 라인의 광고 모델은 인기 아이돌을 기용하고 있다.
프로스펙스 관계자는 "오래된 브랜드라는 느낌 대신 '젊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오리지널 라인, 협업 컬렉션 출시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라인의 '스틱스' 제품은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어 색상을 추가하며 스테디셀러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스펙스는 1949년 설립된 고무신 제조회사 '국제고무'를 모태로 출발한 토종 신발 기업이다. '왕자표 고무신'으로 유명한 국제고무는 이후 사명을 국제상사로 변경하며 르까프 화승의 모태인 '동양고무'와 고무신 시장을 양분하기도 했다.
1970~1980년대 국제상사와 화승은 미국 나이키 신발을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하며 급성장했다. 국제상사와 화승이 프로스펙스와 르까프를 내놓으며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후 프로스펙스와 르까프의 주인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국제그룹이 해체되면 프로스펙스는 한일합섬이 인수했지만 외환위기 당시 한일합섬이 부도나면서 2007년 LS네트웍스를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화승은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화승은 화승 법인 또는 르까프 브랜드를 매각하려 노력했지만 인수하겠다 나서는 곳이 없어 불발됐다. 업계에서는 르까프의 낡은 이미지가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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