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후' 지난해 면세점 매출도 아모레 '설화수' 첫 역전
2015년·2016년 1위 '설화수'…지난해 2위로 밀려나
'후' 전체매출도 1조4천억 돌파…"돋보이는 성과"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LG생활건강의 '후'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제치고 국내 면세점 매출 1위에 등극했다. '후'가 '설화수'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는 2015년과 2016년 면세점 매출 순위에서는 설화수에 밀려 연속 2위를 차지했었다.
21일 관세청이 박광온 의원실(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2017년 면세점 브랜드별 판매실적 순위(1위~30위)' 자료에 따르면 LG생건의 후가 면세점에서 6086억원의 매출을 올려 4252억원의 그친 설화수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에스티로더 3위 △루이비통 4위 △디올(화장품) 5위 △SK-Ⅱ 6위 △랑콤 7위 △롤렉스' 8위 △정관장 9위 △까르띠에 10위 순으로 나타났다.
이영애를 앞세운 '후'는 지난해 매출이 1조4000억원을 돌파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를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중국 시장에서 약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 매출이 최근 3년 수직 성장한 것은 우리나라의 궁중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럭셔리 마케팅이 중국에서 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는 왕실의 독특한 궁중처방을 바탕으로 궁중 스토리를 담은 화려한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로 브랜드력을 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후는 2014년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내인 펑리위안 여사가 애용하는 화장품으로 알려지면서 불나게 팔렸다. 중국의 배우 안젤라 베이비가 신라면세점에서 후 화장품을 구매했다는 내용이 SNS에 퍼지기도 했다.
LG생건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2017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했다. 후 대표 라인인 '비첩' 브랜드 스토리를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로 중국뿐 아니라 싱가포르·홍콩·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미디어와 오피니언 리더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에 힘입어 '후'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1조4200억원을 기록해 '설화수'를 앞질렀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의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에서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까지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조차 보통 50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후는 성장 속도 면에서 매우 돋보이는 성과를 이뤘다"며 "차별화된 제품과 브랜드 스토리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K-뷰티' 브랜드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몇몇 해외 브랜드들도 매출이 증가했다. 해브앤비의 '닥터자르트'는 918억원에서 1590억원으로 면세점 매출이 73% 증가하며 15위에 올랐다. 2016년 7위를 기록한 '에스티로더'가 지난해 3위로, SK-Ⅱ도 16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일본 화장품도 국내 면세점에서 인기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Ⅱ와 끌레드뽀가 지난해 각각 2195억원, 1438억원 매출을 올리며 6위와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몇 년 사이 토종화장품 브랜드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SKⅡ'도 고전해 왔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지난해 매출 1401억원으로 6위에서 21위로 순위가 떨어졌고 '헤라'도 지난해 매출론 3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LG생건의 '숨'도 매출이 5% 감소했다. 이밖에도 패션브랜드 'MCM'은 2016년 13위(1400억원)에서 2017년 22위(1294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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