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이펙트]③손주·조카 '귀한 몸'…아동복 "비싸야 잘 팔린다"
유아동복 시장규모 지속 감소…'에잇포켓'에 고가 브랜드만 '잘 나가네'
- 김민석 기자,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정혜민 기자 = 국내 유아동복 시장에서 '비싸야 잘 팔리는' 기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출산율 하락으로 아이들이 '귀한 몸'이 되면서 부모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력이 있는 할아버지·할머니와 이모·삼촌들이 손주와 조카들을 위해 지갑을 여는 '에잇포켓' 현상도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아동복 시장 규모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고가 브랜드 아동복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아동복 기업인 서양네트웍스·제로투세븐·아가방앤컴퍼니·보령메디앙스 등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뉴발란스 키즈' 'MBL 키즈' 등 스포츠브랜드 키즈 라인과 '블랙야크키즈' '네파키즈' 등 아웃도어 브랜드 키즈 라인, '샤넬'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등 고가 브랜드의 키즈 라인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 사상 최저치 경신…아동복 시장 규모 8.4%↓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또한 1.05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1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에 2000년 63만명을 넘었던 출생아 수는 2001년 55만명, 2002년에는 49만명으로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35만7700명으로 전년대비 11% 감소했다. 혼인 건수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대표 아동복 시장도 계속 줄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진행한 '패션 정보 공유 및 패션시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동복 시장은 1조1985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
서양네트웍스(블루독·밍크뮤 등) 매출은 1944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줄었다. 다만 이 업체는 경쟁사 대비 매출 낙폭을 줄이면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위로 내려앉은 제로투세븐(알로엔루·알퐁소·포래즈 등)과 업계 3위 아가방앤컴퍼니(아가방·에뜨와 등) 매출도 각각 1646억원과 1341억원으로 전년대비 13.5%와 5.7% 감소했다. 4위 보령메디앙스 역시 지난해 매출 1207억원으로 전년(1359억원)대비 11.2% 줄었다.
유아동복·용품 기업들의 부진은 낮아진 출산율이 가장 큰 이유지만 소셜커머스·홈쇼핑·온라인몰 등에서의 중저가 유아동복 시장이 커진 탓도 있다. 이마트의 '데이즈' 등 대형마트 기반 PB브랜드와 '유니클로' '갭' 등 SPA브랜드들 또한 유아동복 영역으로 발을 넓히면서 아동복 기업들이 나누던 '파이'를 뺏고 있기도 하다.
◇'에잇포켓' 지갑 연 스포츠·아웃도어·명품 키즈는 '성장가도'
반면 스포츠·아웃도어 키즈 및 명품 키즈 등 프리미엄 아동복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한 명의 자녀만을 갖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뿐 아니라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 모두가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에잇포켓' 현상에 힘입어 유아동복에서도 프리미엄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와 조부모가 증가하면서 고가의 키즈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아동복 브랜드뿐 아니라 아웃도어, 명품 브랜드들도 프리미엄 키즈 라인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뉴발란스 키즈' 경우 2016년 연매출 9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뉴발란스 키즈의 올해 목표는 1200억원이다.
F&F의 'MLB 키즈'도 지난해 매출 696억원을 기록해 전년(616억원) 대비 13.0%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800억원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블랙야크 키즈는 올해 매출 목표를 5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슬림핏 원피스를 비롯해 화사한 컬러감을 준 여아전용 제품군과 운동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파 키즈도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한 400억원을 올해 매출 목표로 잡았다. 네파 키즈는 숍인숍 형태로 전개하다 2015년 3월 독립했다. 이후 2016년 매출 203억원, 지난해 305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장 수도 2016년 38개에서 지난해 57개, 올해 내 70여개(현재 66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백화점도 명품 키즈 라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아르마니 주니어' '펜디키즈' '구찌 칠드런' '몽클레르 키즈' '버버리칠드런' 등에 고가 브랜드 매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브랜드 제품 가격은 성인용 명품제품 못지않은 고가로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아동복·기저귀 업계, 프리미엄화·中진출로 탈출구 모색
아동복 기업들은 프리미엄화와 중국 등 해외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저가 제품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친환경을 강조한 고가 라인을 강화해 '에잇포켓'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바람은 기저귀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먼저 유한킴벌리는 친환경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여름용 '하기스 에어솔솔썸머', 물놀이용 '하기스 물놀이 팬티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네이처메이드 경우 국내 기저귀 시장점유율 10%를 웃돌고 있다.
깨끗한나라가 최근 5년간 출시한 신제품 4종도 모두 프리미엄 제품으로 나타났다. 깨끗한나라의 대표 프리미엄 기저귀 제품은 '보솜이 디오가닉'으로 안커버에 오가닉 코튼을 넣어 제조했다.
아동복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도 문제지만 대형마트와 SPA 브랜드들이 아동복을 팔면서 어려워지고 있다"며 "젊은 엄마들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모바일로 전환하고 편집숍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움츠리기보다는 사회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