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덕에 담배시장 살아났다…작년 시장규모 3.3% 성장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효과로 M/S 4.2%p↑…KT&G는 3.3%p↓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매년 줄어들던 국내 담배 시장이 지난해 반등에 성공했다. '아이코스'를 비롯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등장이 시장 규모를 키웠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4대 담배업체 중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반면 업계 1위인 KT&G는 시장 점유율이 3.3%포인트(p) 하락하며 55%대로 낮아졌다. 다만 권련형 전자담배 '릴'이 인기를 끌고 있어 올해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회사의 매출(KT&G는 내수 기준) 규모는 3조238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3조1335억원)보다 3.3%나 성장했다.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국내 담배 총수요가 연평균 3.2%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수치다. 국내 담배 시장은 1998년까지 지속해서 성장했지만, 2002년 이후 금연열풍과 흡연규제 강화, 담뱃값 인상 등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가 등장하면서 시장 흐름이 달라졌다. 지난해 6월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했다. 이후 8월 BAT가 '글로'를 선보였고, 11월 KT&G는 '릴'을 내놨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하고, 유해물질이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 실제 아이코스의 지난해 4분기 담배 시장 점유율은 5.5%였지만, 올해 1월에는 7.6%까지 상승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이코스 히츠(HEETS)를 판매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담배 업체별로는 필립모리스가 시장 점유율을 21.7%에서 25.9%로 4.2%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린 건 필립모리스가 유일하다. 지난해 매출은 8382억원으로, 1년 전(6792억원)보다 23.4% 성장했다.

업계 1위인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늦어지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58.7%에서 55.4%로 3.3%포인트 떨어졌다.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매출은 1조8393억원에서 1조7938억원으로 2.47% 줄었다. 다만 수출이 늘면서 전체 매출은 다소 증가했다.

BAT는 필립모리스에 이어 글로를 내놨지만, 매출이 4134억원에서 4001억원으로 3.2% 줄었다. 시장 점유율은 12.3%로 3위를 유지했지만 1년 전(13.2%)보다 다소 떨어졌다. JTI는 지난해 매출이 2059억원으로 전년(2016억원)보다 2.1% 늘었지만 점유율은 보합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담배 시장이 전자담배로 재편하면서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 선점 효과를 누렸다"며 "후발 주자에 비해 매출 증대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도 "매출 증가의 주요인은 아이코스 판매 호조가 맞다"며 "역대 최대 매출"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담배 시장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필립모리스와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2세대 모델을 준비 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앞으로 일반담배보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차지해야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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