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CJ '비비고 만두' 韓 넘어 세계 1위 '야심'…"24시간 모자라요"
'인기비결' 전용 밀가루로 만든 만두피+재료 깍뚝썰기로 탁월한 '식감' 완성
생산설비 대부분 자동화, 전세계서 '같은 맛' 구현 가능
- 정혜민 기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이곳에서 생산하는 비비고 만두는 러시아, 홍콩, 싱가포르 등지로도 바로 수출합니다"
CJ제일제당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만 30년을 근무했다는 황석희 생산팀장의 목소리에서 '비비고 만두'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21일 CJ제일제당은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 생산공장 내부에 들어서니 자동화 설비들이 지난해 8월 첫선을 보인 '비비고 한섬만두'를 쉴 새 없이 생산하고 있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한섬만두의 판매가 급증해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전했다. 만두로도 한 끼 식사가 가능하도록 '쌀 한 섬'처럼 크게 빚은 한섬만두는 CJ제일제당이 가정간편식(HMR)을 콘셉트로 내놓은 제품이다.
◇비비고 만두 맛의 비결, 깍뚝썰기와 3000번 치댄 만두피에 있었네
지난해 기준 CJ제일제당의 국내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은 42.8%로 압도적인 1위였다. 1등 공신은 비비고 만두다. 2013년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는 출시 4년 만에 누적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냉동만두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비비고 만두의 인기 비결은 식감이 살아있는 만두 속과 쫄깃하고 얇은 만두피에 있다. 집에서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든 듯한 느낌을 낸 것이다. 기존 냉동만두는 고기와 채소를 한데 다져 넣어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파악하기가 어렵고 만두피가 두꺼워 식감이 퍽퍽했다.
만두 속의 원물감을 살리기 위해 비비고 만두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다지지 않고 '깍뚝썰기'를 한다. 하지만 다진 재료를 사용할 때에 비해 이물질이나 고기 뼈 등이 잘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도입한 감별기는 색상검사를 통해 이물질과 고기 뼈를 걸러내고 있었다.
비비고 만두의 또 다른 비결은 쫄깃하고 얇으면서도 터지지 않는 만두피에 있다. 공장에는 만두피 반죽을 치대는 기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한 덩어리당 3000번씩 치댄다. 만두피는 밀가루 300여 가지가 배합된 '만두 전용 밀가루'로 만든다.
만두 빚는 기계가 아래위로 움직일 때마다 만두가 한 알씩 빚어져 나왔다. 이 기기는 디자인과 설계에서 특허 총 2종을 획득했다. 물결 모양으로 만두를 빚는 것이 특징인데 피를 두껍게 하지 않고도 만두를 봉합할 수 있어 쫄깃함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비고 만두의 원물감 있는 만두 속과 쫄깃한 피의 식감을 해외로 그대로 이식하는 데는 자동화 설비가 유리하다. 자동화 설비를 이용하면 해외에서도 대량 생산하면서도 비비고 만두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황 팀장은 "중국 노동력이 저렴하긴 하지만 CJ제일제당은 품질 차원에서 중국 현지공장에도 인천공장과 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 등 주요 만두 업체의 공장은 아직 사람이 일일이 직접 만두를 빚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들 기업은 세계 만두 시장에서 각 1~3위를 차지하는 곳이다.
세절이나 포장 단계를 제외하고는 직원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 생산설비가 고도로 자동화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에 따르면 400여 명 남짓한 인천공장 직원들이 하루에 만두 110톤, 연간 3만톤을 생산한다.
◇비비고 플랫폼에 철저한 현지화…"스낵 콘셉트 신제품"
CJ제일제당은 식감이 살아있는 만두 속과 쫄깃하고 얇은 피를 기반으로 한 비비고 만두의 플랫폼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현지 식문화를 반영해 재료에 변화를 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의 글로벌 만두 시장점유율을 15.2%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0년에는 비비고 만두의 매출을 1조원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며 매출 70%를 세계 시장에서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1위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과 일본의 아지노모토를 넘어서야 한다. 2016년 기준 세계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시장점유율은 5.7%로 1위 업체인 중국 완차이페리(13%)와 7.3%포인트 뒤처져 있다.
다만 완차이페리와 삼전, 스니엔의 매출에서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매우 높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25년간 선두를 지켜온 중국 브랜드 링링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해 지켜오고 있다.
최자은 CJ제일제당 냉동마케팅담당 상무는 "코스트코같이 다민종에게 열려있는 채널의 매출이 높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 "1조원 매출 달성은 현지인에게 사랑받은 만두가 되어야 가능하다"며 현지화 전략을 강조했다.
앞으로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스낵을 콘셉트로 한 비비고 만두 신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앞서 미국에서는 현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를, 부추 대신 실란트로(고수)를 넣은 '치킨 만두'를 출시했다.
최 상무는 신제품 계획에 대해 자세히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에는 핑거푸드 문화가 있다"며 "만두를 튀겨서 스낵화하는 등 소비자 생활에 가까이 다가가는 방향이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서 현지화한 비비고 만두 제품을 역으로 국내 도입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비비고 만두의 국내 및 세계 시장 매출 66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7%로 대폭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지난해 독일과 베트남, 러시아에 비비고 만두 생산 공장을 마련해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최 상무는 "만두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꿈을 현실화하겠다"며 "세계 1등이 되는 날 다시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다"며 포부를 밝혔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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