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 실적 악화 속 작년 당기순익 12배 오너家 주머니로

100% 오너 회사 설빙, 영업익 급감했는데 45억 배당
고액 연봉 의혹도…직원 급여와 10배 넘게 차이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코리안 디저트 카페'를 내세운 설빙이 지난해 실적 악화 속에서도 45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3억4000만원)의 12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설빙은 정용만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 악화의 책임이 있는 오너 일가가 배당금 전액을 챙겼다.

오너 일가는 또 경영에 참여하면서 억대 연봉도 받았다. 임원 3명의 급여가 10억원에 육박했지만 직원 67명의 급여는 16억원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배당과 급여로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빙 오너 일가, 경영 악화 속 고연봉·고배당 잔치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빙은 정용만 회장과 정선희 대표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정 회장과 배우자인 배양례 이사가 지분의 각각 10%를, 자녀인 정 대표와 정철민 이사는 각각 40%(2016년 감사보고서 기준)를 보유했다.

오너 일가는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정 대표는 정 회장의 딸로 1982년생이다. 아들인 정 이사는 1980년생이며 영업총괄 임원을 맡고 있다. 배 이사는 재무총괄 임원이다. 회장과 대표, 주요 임원 자리를 독식했다.

그러나 경영실적은 악화일로다. 2014년 201억원에 달했던 설빙의 매출액은 지난해 95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영업이익은 159억원에서 2억원대로 98%나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은 3억원대다.

국내 매장 수는 감소세다. 지난해 신규 개점은 7곳에 불과했지만 계약해지는 41곳에 달했다. 신규 수익원으로 택했던 해외진출도 상표권 분쟁과 현지 협력사 갈등 등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을 맡은 오너 일가는 지난해 중간배당으로 45억원을 가져갔다. 지분율로 계산하면 정 대표와 정 이사가 각각 18억원을 가져가고 정 회장과 배 이사는 4억5000만원씩을 받았다.

더욱이 지난해 임원 3명(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이 가져간 급여도 9억9000만원에 달했다. 직원 67명의 급여가 1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임금 격차가 크다. 2015년에는 임원급여가 11억9000만원으로 직원급여(11억5000만원)을 앞섰다.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실적이 급감했는데 오너 일가가 배당금을 챙기고 고액 연봉을 가져가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설빙 관계자는 "사내유보금 과세(기업소득환류세) 문제가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는 부담 등 경영환경을 고려한 배당"이라며 "공시된 급여에는 등기 이사 외에 일반 이사 급여도 포함돼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설빙 ⓒ News1

◇실적 악화 부담, 가맹점주에 떠넘기나?…매장 리뉴얼 추진

설빙은 실적이 악화하자 매장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한 지 약 4년 만에 매장 인테리어를 변경하는 것은 흔치않는 경우다.

이미 지난 6월 새로운 브랜드 리뉴얼 콘셉트를 적용한 석촌호수동호점을 선보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BI) 디자인과 로고·가구·좌석 배치 등을 변경했다.

문제는 본사가 인테리어를 변경하면 가맹점포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설빙의 새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꿀 경우 3.3㎡당 165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모든 점포가 인테리어를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영점과 새로 출점하는 매장들이 새 콘셉트를 적용할 경우 기존 매장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가맹점수 정체와 영업이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설빙이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장 인테리어를 바꾸면 점주들은 부담이겠지만 본사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설빙 관계자는 "브랜드 리뉴얼 작업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추가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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