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가입비 돌려줘요"…코너몰린 결혼정보시장
상담업체 절반으로 급감…부실업체 늘어 피해우려
결혼 꺼리는 세태 심화…정부도 예의주시 분위기
- 양종곤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이해할 수 없는 마케팅입니다. 그만큼 결혼정보업계가 힘들어졌다는 얘기입니다."
지난해 말 가연결혼정보가 시작한 '성혼 시 가입비 50% 환급제도'를 들은 A결혼정보회사 관계자의 평가다. 업체 스스로 회원비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꼴인데다 기존 회원의 반발도 일어날 수 있는 '과도한 마케팅'이란 지적이다.
결혼정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결혼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업체 난립과 과당경쟁으로 부실업체가 늘어날 조짐이어서 고객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결혼상담업으로 분류되는 업체 수는 10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인 500여곳이 문을 닫았다.
이 산업은 유명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의 힘으로 성장해왔다. 2012년 결혼정보업체 1세대 격인 선우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업계의 위기감이 부각됐다. 이후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등 대외 변수를 맞닥뜨린 영세기업이 일차적으로 폐업 위기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현재 1위 사업자인 듀오정보도 이 상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듀오의 매출액을 보면 2012년 300억원을 넘어선 뒤 매년 성장해오다가 2015년 317억원으로 주춤했다. 업계 2위권인 가연도 매출액 160억원대(웨딩사업부문 실적 미포함)에 3년간 묶여 있다.
업계에서는 결혼정보업체의 수익구조를 이 시장의 한계점 중 하나로 지목한다. 회원비는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에 이른다. 상당수 업체들은 '일단 회원부터 유치하자'는 식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결혼정보업체 회계방식은 일반기업과 다르다. 업체가 받은 회원비는 회원 간 주선이 이뤄진 후 수익으로 반영된다. 이같은 수익구조로 인해 부실에 빠졌거나 부실을 숨기는 업체도 많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A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몇몇 업체의 인수를 검토했었는데 회계처리가 불투명한 곳이 많았다"며 "대부분 감사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비외감법인이다 보니 투자하기가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과장광고를 하거나 회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도 이 시장의 쇠퇴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1~9월)까지 매해 200건을 넘었다. 민원 중 절반은 계약해지 관련 피해였다. 출혈경쟁이 벌어지면서 '성혼율 100%'로 대표되는 과장광고의 기승도 산업의 신뢰도를 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가입비 환급을 거부하거나 지연하는 사례가 많다"며 "상대방 프로필만 몇 차례 제공한 뒤 1회 만남처럼 간주해 환급금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업황의 장기적인 전망도 밝지 않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남성과 여성 각각 17%, 14%를 기록했다. 1998년 30%대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정부는 사실상 부실업체를 솎아내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결격사유가 있는 영업소에 대한 폐쇄명령 제도를 도입하고 시와 군·구청장이 매년 1회 이상 지도점검을 하도록 제도를 강화했다.
가연 관계자는 "가입비 환급제도는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결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회원들의 문의가 종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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