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시장 더 커진다…무학·롯데 가세, 디아지오 판로 확대
맥주수입 면허취득 쉬워 소자본으로도 가능
국산맥주 위축?…국내 전체 맥주 시장 성장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내 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주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이 속속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무학의 경우 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류수입 및 판매에 대한 사업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며 최근 롯데주류는 본격적으로 맥주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부터 호주의 라거 맥주 '투이즈엑스트라 드라이'를 수입하고 있다.
'기네스' 맥주를 판매하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의 경우 비주력 맥주였던 킬케니 판로를 마트로 확대했다. 기존 디아지오코리아는 주요 수입맥주 판매처인 대형마트에 킬케니를 납품을 중단했었지만 최근 이를 재개했다.
각 주류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수입맥주를 들여오고 있는 것은 현행법상 자체적으로 맥주를 개발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수익성이 크기 때문이다. 맥주를 수입하기 위한 절차도 간단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진입이 가능하다.
◇급성장하는 수입맥주 시장 배경? 손쉬운 면허취득
6일 관련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맥주수입 규모는 5년 전인 2011년 5844만달러(약 651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억4168만달러(약 1578억원)까지 약 3배 가까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수입맥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역차별 과세 제도와 쉬운 면허취득이 꼽힌다. 수입맥주는 국산맥주보다 세금이 저렴하다. 이는 현행법상 국산맥주보다 30% 이상 저렴한 주세율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산맥주의 과세기준은 '출고가(제조원가+이익)+주세(출고가 기준 부과)=판매가'가 적용된다.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신고가+주세(수입신고가 기준 부과)+이익=판매가'로 계산해 세금이 매겨진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2500원짜리 국산맥주의 평균 주세는 한 캔당 약 395원, 수입맥주는 320원이 된다.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더라도 주세법상 국산매주가 부담하는 세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수입맥주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비교적 쉽게 국내로 제품을 들여올 수 있다. 구조적으로 제한이 없어 검증되지 않은 맥주가 수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류 수입 및 판매를 위해서는 법인을 설립한 뒤 한국무역협회에 무역업을 등록하고 국세청으로부터 주류수출입면허를 취득한 뒤 지자체에 식품 등 수입판매업신고만 하면 가능하다.
이때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5000만원 이상의 자본금과 66㎡ 규모의 작은 창고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전문적으로 주류를 취급하지 않는 도매업자나 유통업체들도 대부분 주류수입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업체와 계약을 맺고 세관만 통과하면 까다로운 검증 없이도 쉽게 제품을 들여올 수 있는 구조다.
◇수입맥주 시장 커질수록 국산맥주 시장은 위축?
수입맥주 시장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산맥주가 아무런 영향을 안받을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용 위주의 수입맥주 시장과 식당, 주점 등을 주력으로하고 있는 국산맥주의 시장이 양분돼 있다는 게 이유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 시장은 현재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가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수입맥주는 가정용 (대형마트)시장에 한정돼 성장률을 늘리고 있어 아직 국산 맥주를 위협할 정도까지 성장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수입맥주 시장이 성장 할수록 국내 전체 맥주시장도 커지는 셈인데 이에 따라 각 국내 주류제조업체들은 수익성 확보에 치중해 수입맥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반대로 맥주 수입업체들이 식당이나 주점 등 유흥시장으로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제품 납품을 목적으로 도매업체와 유통업체 등과의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영업인력을 대거 영입해야 하지만 유흥시장은 가정용 시장 대비 수익성이 떨어져 맥주 수입업체들 입장에서는 효율적이지 못하다.
수입맥주에 붙는 세금이 저렴한 만큼 가정용 시장에서는 자유롭게 할인율을 설정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유흥 시장의 경우 이런 방법이 불가능하다.
예컨대 일반 주점에서 국산 맥주가 4000원에 판매되는 반면 수입맥주는 5000~7000원에 팔린다. 따라서 가정용 시장 대비 수익성과 경쟁력이 떨어져 맥주 수입업체들이 일반 유흥시장에 대거 진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주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시장은 분명히 양분돼 있어서 서로 주고 받는 영향이 적다"며 "수입맥주 시장이 커질수록 국산맥주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고 전체 맥주 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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