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세…동양매직·쿠첸·쿠쿠, 험난한 '전기레인지' 지키기

시장 규모 확대+잠재력 ↑…대기업도 공략 본격화
선두권 업체 지위 위협…"부담되지만 경쟁 가능"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나석윤 기자 = 국내 전기레인지 경쟁을 이끌고 있는 동양매직과 쿠첸, 쿠쿠전자가 시장 지위를 위협 받을 처지에 놓였다.

사업 초창기(2000년대 초반)와 달리 최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삼성, LG 같은 대기업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이에 이들 업체는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삼성, LG의 신제품 출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年 판매량 50만대 이상…시장 잠재력에 대기업도 '눈독'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레인지시장의 올해 총 판매대수는 5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15만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2013년 30만대로 늘었고 오는 2020년이면 70만~8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가스보일러와 비교해 유해물질 노출이 적어 안전하고 청소 등 관리도 편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성장세가 가파르다 보니 대기업들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 분야 계열사를 활용한 B2B(기업 간 거래) 부문 강화와 더불어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앞세워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부문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하이라이트, 인덕션, 핫코일 전기레인지까지 풀 라인업을 구성, 경쟁에 불을 붙였다.

LG전자도 최근 3구 인덕션 및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를 출시해 맞불을 놓은 상태다. LG전자는 가정 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잠금 및 자동 소화 기능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도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 LG 같은 기업들도 전기레인지 사업을 한 지는 꽤 오래됐는데 기존에는 B2C보다 B2B에 중점을 뒀다"며 "최근에는 시장 성장성 등을 고려해 B2C에서의 역량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매직·쿠첸 '긴장'…"부담되지만 특화돼 경쟁 가능"

현재 국내 전기레인지시장 경쟁은 동양매직과 쿠첸이 선두권을, 쿠쿠전자가 뒤를 쫓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15년 기준 동양매직은 제품 판매대수에서, 쿠첸은 매출액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20여종 제품으로 라인업을 꾸린 동양매직은 지난해 전기레인지 5만6000대를 판매했다. 쿠첸도 2014년 전기레인지 매출액 140억원을 올린 뒤 지난해에는 242억원(B2B-B2C 비중 6:4)까지 몸집을 불렸다.

최근 3~4년새 전기레인지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생긴 수혜를 톡톡히 본 셈이다. 여기에는 삼성과 LG가 제품군 강화 등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줬다.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과 LG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대규모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이 B2C 강화에 나설 경우 기존 시장에서의 지위가 위협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기업이 새로운 기술 도입과 원가 절감을 가속화하면 가격 등에서 전략 변화도 불가피하다.

가스레인지와 비교해 전기레인지 사업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도 악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기레인지 제작에는 독일 등 유럽산 부품이 주로 쓰인다. 자체적으로 개발·보유한 기술이 없어도 제품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적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동양매직과 쿠첸 등은 이 같은 변화에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삼성과 LG라는 브랜드가 갖는 강점은 위협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쿠첸 관계자는 "시장에 플레이어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파이가 커지고 있고 제품이 대중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장 선두권에 있는 만큼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주도권을 더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양매직 관계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제품별로 특화된 브랜드를 인지해 구매하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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