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맞은' 로젠택배, 최정호 대표 유임설 솔솔
로젠, 이달 인수전 마무리…사모펀드로 매각
'수익구조 변화·인프라 확충' 체질개선 나설까
- 양종곤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최근 로젠택배의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로젠을 이끌 경영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정호 대표는 취임 이후 '회사 주인'이 두 번이나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지만 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분 '제로' 최 대표, 인수전 변수로 평가 이유는
25일 택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로젠은 최정호 대표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1년 넘게 진행된 로젠 인수전은 이달 초 사모투자펀드인 CVC캐피탈파트너스의 승리로 사실상 귀결됐다. 로젠의 매각자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는 보유 지분 100%를 CVC캐피탈에 넘겼다고 알려졌다. 매각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로젠의 인수전이 관심을 끈 이유는 회사가 업계 중위권인 KGB택배까지 품은 '업계 4위'이기 때문이다. 이 업계 1~3위는 CJ, 롯데, 한진 등 대기업 계열 택배회사들이다.
인수전을 바라보는 업계의 관전 포인트는 남달랐다. 일반적으로 인수합병(M&A)의 관심사인 '몸값'에 '매각은 최정호 대표 의중에 달렸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로젠 지분이 전혀 없는 최 대표가 인수전의 변수로까지 부각된 배경에는 그의 경영능력과 택배사업 특성을 꼽을 수 있다.
2007년 대표직에 오른 최 대표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9개월만에 흑자로 돌려놨다. 2013년 로젠의 경영권을 얻은 베이링PEA가 최 대표를 중용한 이유다.
로젠의 최근 실적도 양호하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513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거뒀다. 이는 2014년 대비 20~30% 증가한 수치다.
특히 택배사업 경험이 없는 CVC캐피탈 입장에서는 새 대표를 선임하면서 회사에 큰 변화를 주는 상황이 모험이다. 택배사업 M&A는 2010년 이전에는 택배회사가, 2010년 이후에는 사모펀드가 이끌어왔다. 이종사업자가 택배회사를 인수하기 보다 사모펀드가 유망한 회사를 인수해 재매각하는 방식이 자리잡은 것.
택배회사 한 관계자는 "택배회사 인수는 일반회사 인수와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며 "본사와 대리점 관계를 지속시키고 전국 단위 네트워크 관리를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택배 경쟁력…수익구조서 빠른 배송·양질 서비스로
최 대표의 유임이 확정된다면 그의 과제는 회사 체질개선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다.
택배사업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시설과 장비 투자가 필요한 인프라 산업이다. 최근 CJ대한통운을 보면 택배분류 설비작업에만 12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로젠은 지금껏 '다른 길'을 걸었다. 물류 인프라를 키우기 보다 화주와 택배 영업주의 주선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삼았다. 이는 택배물량만 꾸준히 늘어나면 수익이 일정 부분 보장되는 구조다.
하지만 택배사업은 이같은 수익구조에 안주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방향으로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최근 정부가 택배산업 진입에 대한 제도적인 규제를 풀기로 결정하면서 신규 사업자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현재 택배사업자는 20여곳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쿠팡의 '로켓배송'이 등장한 이후 유통업계와 소비자 모두 빠른 배송과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 확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재원 마련이 쉬운 대기업 계열 택배회사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중소형 택배회사가 힘을 잃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된다는 분석의 배경이다. 이미 대기업 계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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