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酒 인기 끝?" 롯데-국순당, '바나나맛 술' 엇갈린 이유
국순당, 8일부터 바나나맛 막걸리 출시…롯데주류 논의 중단
지속 가능성 예측 엇갈려…'설탕과의 전쟁' 선포한 정부 영향도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순당이 주류업계 최초로 바나나맛 막걸리를 선보인 가운데 바나나맛 처음처럼 순하리 출시를 논의했던 롯데주류는 관련 계획을 중단했다.
바나나맛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단맛을 경계하는 지적이 잇따른 영향이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바나나맛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착안한 식품 관련기업들은 바나나맛 열풍의 수혜를 받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리온(첫 출시)과 롯데제과 등 제과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들이 바나나맛 신제품을 내놓자 분위기는 가속화됐다. 이후 바나나맛 열풍은 국내 식품·음료에 이어 주류업계로 확산됐다.
◇바나나맛 열풍, 제과·음료 이어 주류업계로 전이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순당은 '국순당 쌀 바나나'를 8일부터 전국 할인매장과 편의점 등에서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제품은 막걸리에 바나나 퓨레를 섞어 맛을 낸 제품으로 지난 2월 한 유명 주점을 통해 테스트 마케팅했다.
국순당이 과일맛 제품을 개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막걸리의 수익성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과일맛에 대한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개발한 뒤 소비자들의 반응을 테스트하던 중 바나나맛 초코파이의 인기가 급속도로 확산됐고 이는 음료와 프랜차이즈 등 타 업계로 퍼져나갔다.
시기가 맞물리자 국순당은 바나나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반면 당초 바나나맛 '처음처럼 순하리'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롯데주류는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1일 롯데주류는 만우절 이벤트로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바나나맛 막걸리가 출시된다고 밝혔다.
녹색 소주병에 바나나 이미지를 길게 입혀 특징을 강조해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지만 만우절 이벤트였을뿐 실제 출시되는 제품은 아니었다. 현재 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그러나 롯데주류는 이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테스트를 하는 등 진지하게 논의했다. 샘플을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만우절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확인해 본 것인데 테스트는 일부 중간도매업자들을 통해서도 이뤄졌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만우절 이벤트로 처음처럼 순하리 바나나맛을 선보였다"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출시를 논의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바나나맛 신제품 출시, 왜 엇갈렸나
바나나맛 막걸리 출시를 두고 주류 제조사 간의 계획이 엇갈린 것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
주류의 경우 타 업계에 비해 인기 제품의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다. 지난해 인기를 이끈 과일소주(리큐르)가 대표적인 예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3월 20일 선보인 처음처럼 순하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품귀현상을 일으켰다.
각 주점이나 편의점 등에 물량이 전달되면 당일날 바로 완판되는 경우가 반복됐고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과일소주 신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주류에 이어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했고 이어 대선주조가 '시원블루'를 선보였으며 하이트진로도 '자몽에이슬'을 출시했다.
하지만 과일소주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며 현재는 재고가 남아 거의 생산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당 성분이 많이 첨가된 신제품을 출시하기 어려워졌다는 시각도 있다. 7일 식약처는 당류가 많이 들어간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당류 저감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기관의 '눈치'를 많이보는 주류업체들 입장에서는 신제품을 출시하기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는 과일소주 열풍이 급속도로 사그라드는 것을 지켜봤고 국순당은 테스트 기간 중 바나나맛 막걸리의 반응이 좋아 엇갈린 전략을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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