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하는' 신세계 당일배송=하청배송…규제사각에 위험도 '쑥'

택배업, 사고 1위 '교통사고'…유통街 '당일배송' 탓에 안전불감증↑
이마트 등 대형마트, 하청형태로 차량·인력 이용…"택배보다 안전관리 미흡"

대형마트 배송방식을 보면 차량, 인력에 대한 실제 관리자는 대형마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계약관계인 지입업체가 끼어있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에서 한 발 물러나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지난달 26일 오후 5시쯤 경기 고양시 내 이마트 에브리데이 배송차량이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냈다. 피해자는 전치 6주 이상의 상해를 입었는데 배송기사는 이마트의 하청 운수업체가 고용한 70대 고령 운전자였다. 이마트 측은 이 차량이 외주업체에 속해 있어 사고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피해자 측을 더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 배송기사는 과거 A마트에서 근무하면서 인명사고를 낸 전력이 있었다. 피해자 측은 "경찰 조사에서 배송기사의 사고 이력이 확인됐다"며 "우리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 배송기사의 '위험'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차량은 노란색 번호판을 달지 않은 불법 차량이었다.

당일 배송으로 대표되는 유통가의 최근 빠른 배송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하청 형태로 배송이 이뤄지면서 차량, 인력에 대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는 주선만·마트는 이용만…관리 누가?

5일 한국통합물류협회와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2006~2013년에 택배업과 퀵서비스업(소형화물운수업 포함)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 유형은 교통사고다. 이 비율은 2006~2010년 연 평균 32.7%에서 2012~2013년 37.6%로 오름세다.

이는 택배업계에서 유통가의 빠른 배송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유다. 업계는 시스템적으로 배송능력을 보강하지 않고 배송 속도만 중시할수록 사고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택배는 기본적으로 익일 배송이다. 물량, 인력, 노선 등을 고려한 배송 방식이다.

반면 비전문 배송업체인 대형마트의 최근 당일 배송은 택배회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근 매장이나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당일 배송을 더욱 강화할 기세다. 이마트는 이마트몰 상품에 대해 2020년까지 모든 배송을 당일배송으로 소화할 계획을 밝혔고 롯데마트, 홈플러스 당일배송 서비스를 중시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대형마트의 매장별 배송차량, 인력에 대한 안전 관리는 택배회사 관리 수준보다 낮다는 점이다.

이는 대형마트의 배송 방식에서 비롯됐다.

대형마트의 일반적인 배송은 계약을 맺은 지입업체로부터 배송차량, 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지입업체는 대형마트에 차량, 인력을 주선하는 역할에만 머문다. 차량, 인력에 대한 실제 관리자는 대형마트임에도 이들은 계약관계인 지입업체가 계약 중간에 끼어있다는 이유로 관리 책임에서 한발 물러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배회사의 경우 협회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차량 관리, 인력 안전교육을 상시적으로 한다"며 "일부 대형마트는 인력이 모자를 경우 배송과 관계없는 일반 직원이 차량을 모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택배회사는 안전관리부서까지 별도로 두고 있는데 대형마트가 간접계약관계인 차량, 인력에 대해 전문적인 교육을 하고 비용을 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불법까지 발생한다. 흰색 번호판을 단 대형마트 차량은 불법이다. 화물자동차 운수사법 상 유상운송은 노란색 번호판을 단 영업용 차량만 가능하다. 배송비가 무료일지라도 상품을 주문하는 과정 자체가 유상운송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관리비 절감차원에서 불법 가능성이 높은 하청배송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국 단위 배송 택배업체는 1만3000개의 번호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지만 대형마트의 당일 배송은 자체 주문량만 소화하면 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390대 증차(노란색 번호판)를 허용했다. 이 번호판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

◇인력난-'고수익'공고-관리미흡 '악순환'

이처럼 대형마트가 하청배송에 의존하면서 지입업체의 인력채용도 과열양상이다. 아르바이트 중개사이트에서는 '월급여 350만원' '하루 물량 30~40개'와 같은 채용공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이같은 모집공고를 본 일반인이라는 택배기사보다 대형마트 배송기사의 처우가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택배기사의 하루 배송량은 2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배송기사의 업무량이 택배기사에 비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마트 배송물품은 생수, 쌀 등 부피가 큰 생필품이 대량으로 운반되는 경우가 많다. 택배기사처럼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고수익' 공고를 내게 된 것.

배송의 과중한 노동강도가 사고의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는 점은 택배업계도 실감하고 있다. 업계는 고령 인력을 가급적 쓰지 않고 업무량이 낮은 '실버택배'로 전환하는 추세다. 반면 '고양시 이마트 에브리데이 사고'와 같이 대형마트 배송에는 70대 노인이 뛰어든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대형마트의 마케팅 덕분에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한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시스템 오류 탓에 약속한 시간에 배송이 이뤄지지 않았다' '온라인몰에서 주문을 마친 뒤 배송 약속 시간을 지나 결품(배송불가) 사실을 알려왔다' 등의 네티즌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업계가 대형마트의 배송에 대해 우려섞인 시각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배경이다. 택배회사는 고객대응센터를 따로 두고 택배 고객 불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택배가 고객 대면 업무면서 '주업'인 만큼 평판관리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쿠팡이 소유차량, 자체 배송인력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로켓배송의 성공요인이기도 하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하청배송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형마트가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계약관계에 있다"며 "대형마트, 소셜커머스가 배송 속도를 중시하면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마트가 정말 배송을 중시하고 쿠팡과 경쟁을 할 생각이라면 쿠팡과 같이 차량, 인력을 자체적으로 고용해 직접 관리에 나서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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