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기'를 아시나요?…멀티플렉스 19금 영화보는 10대
멀티플렉스 구조·직원 관리 소홀 틈타 청불 영화 관람…업계 "철저하게 관리" 발끈
- 양종곤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같은 시간 다른 영화를 하나 더 예매해서 '관 타기'하면 걸릴까요? 보고 싶은 영화인데 청불(청소년 관람불가)이네요."
이는 최근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글이다.
청소년이 멀티플렉스(여러 개 스크린을 갖춘 상영관)에서 청불 영화를 보는 일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청불 영화는 1000만 관객을 넘볼 만큼 흥행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제도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어린이가 '내부자들' 보기 위해 들어와 황당"
12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영화관객의 상영관 갈아타기의 준말로 보이는 '관타기'라는 말은 업계 용어로 자리잡았다.
관타기는 관객이 영화가 끝난 후 화장실과 같은 곳에 머물다가 다른 영화를 보는 일이란 뜻도 담고 있다.
이같은 비양심적인 고객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관타기가 청소년의 청불 영화 관람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어서다.
서울에 사는 A씨는 얼마 전 청불 영화인 '내부자들 디오리지널'을 보려고 B 멀티플렉스에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나이의 분간이 어려운 청소년이 아니라 어린이가 청불 영화를 보는 모습을 봤다.
A씨는 "상영관 좌석 옆자리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앉아서 팝콘을 먹고 있었다"며 "보호자도 없는 것 같아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어린이는 '다른 영화표를 끊고 입구를 통과했는데 상영관마다 확인하는 사람(직원)이 없어 내부자들을 보려고 들어왔다'고 답했다'며 "내부자들이 인기가 있다고 들어서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멀티플렉스 구조, 검표 통과하면 관리 느슨?
업계에서는 표 구매부터 영화 관람까지 여러 곳에서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관객이 예매한 영화티켓을 멀티플렉스 무인발권기에서 뽑을 경우 별도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는다.
물론 검표직원은 원칙적으로 청불 영화 티켓을 든 고객이 청소년이라고 판단되면 신분증을 확인한다.
하지만 직원은 고객 외모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신분증 검사를 받지 않고 검표를 통과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전언이다. 일시에 고객이 몰리는 경우에는 이같은 신분증 작업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관타기는 검표직원의 나이 확인 절차를 무색하게 만든다. 비청불 영화티켓을 들고 검표직원을 통과한 뒤 청불 영화 상영관으로 몰래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멀티플렉스 구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멀티플렉스 입구를 통과하면 십여개가 넘는 영화별 상영관이 있다. 이 곳의 입구에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고 직원이 있어도 관객의 나이를 확인할 가능성이 낮다. 검표직원에 이어 2차 검표를 실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는 지정좌석제로 운영된다. 때문에 관타기는 조조할인 시간처럼 관객이 드문 시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관타기 걸린 청소년은 '퇴관'…멀티플렉스는 '영업정지'
청소년이 청불 영화를 보다가 직원에게 걸려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퇴관 조치가 전부다보니 이들의 '호기심'이 관타기를 부추기는 실정이다.
관객층이 한정돼 성장 한계가 있다고 평가받았던 청불 영화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과거 업계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상영되는 청불 영화에 대해 엄격한 상영 관리가필요한 것이냐는 목소리가 있었던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개봉한 '내부자들'은 889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 '킹스맨'도 관객 동원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멀티플렉스는 관타기가 이뤄질 수 없다고 발끈한다. 청불 영화를 청소년이 본 사실이 적발된 멀티플렉스는 관련기관으로부터 영업정지 등의 징계를 받는다. 징계를 받지 않기 위해 그만큼 엄격하게 관객 관리에 나선다는 것.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청불 영화가 개봉하면 직원들에게 '청소년 관람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특별교육을 실시한다"며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도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청소년 관객은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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