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무색'…논란에도 화려해지는 외산 담배
"국민건강 위해 흡연욕구 억제" vs "젊은흡연자 공략 목적 디자인 강화"
외국계 제조업체들, '모던·스타일리쉬' 강조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이 결정된 가운데 일부 담배 제조사들이 되레 디자인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가 국민건강증진 목적으로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담뱃값 인상, 경고그림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역행하는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에는 경고그림 도입 직전에 디자인 개편 작업을 마쳤지만 당시에도 관련 논란이 일고 있었던 만큼 동일한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JTI코리아는 저타르 수퍼슬림형 제품 '카멜 이볼루션 수퍼슬림 3mg&1mg'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디자인을 적용하는 대신 국내 흡연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새롭게 제작됐다.
사 측은 "전체적인 디자인 역시 25세부터 35세까지의 젊은 성인 흡연자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카멜 특유의 부드러운 맛을 모던하고 도회적인 디자인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이 결정된지 일주일만이다.
지난 29일 국회에서는 담뱃갑 경고그림 내용을 포함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담배 제조사가 담뱃갑 앞뒷면 면적의 50% 이상을 경고 그림 및 문구로 채우고 이 가운데 경고 그림 비율이 30%를 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내년 12월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전 제품에 적용될 예정으로 이는 각 담배제조사들의 전략수립, 디자인 적용, 공정변경 등 적응을 위한 일종의 유예기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뱃갑 디자인을 강조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국민건강증진 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의도를 역행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26일에는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가 던힐 브랜드의 수퍼슬림 시리즈인 '던힐 파인컷' 디자인을 바꿨다.
이 회사 역시 JTI와 마찬가지로 젊은 흡연자들을 공략하고자 '모던함'과 '스타일리쉬'에 초점을 맞췄고 밝혔더.
해당 디자인 변경 배경에는 지난해 2월 던힐 파인컷 시리즈의 패키지를 변경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점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정책 의도와는 상관없이 흡연자를 끌어모으는데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담배제조사 관계자는 "정책이 시행되기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고 담뱃갑 경고 그림 도입이 결정되기 이전부터 진행돼 온 계획들이지만 시기가 문제"라며 "흡연욕구를 억제하려는 정부와 디자인을 강조해서 흡연자를 끌어모으려는 제조사의 전략이 상반된 상태"라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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