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풀무원 MSG무첨가 강조하더니…검증안된 화학조미료 '팍팍'
식약처 "MSG 평생 먹어도 무해"…잇단 검증에도 소비자 우려 여전
안전 검증된 MSG 피하려다 덜 검증된 화학조미료 먹을 수도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샘표와 풀무원 등 일부 식품업체들이 MSG무첨가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연두'와 '가쓰오 우동' 등의 제품에서 또다른 화학조미료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L-글루타민산나트륨(MSG)을 마치 인체에 해로운 성분인 것처럼 마케팅해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어서 관리당국의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글루타민산타트륨은 모유나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과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에도 다량 함유 된 성분이다. 전세계적으로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쉽지 않은 상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공인된 검증 기관들도 글루타민산타트륨의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식품회사들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대체제품에 포함된 성분들의 경우 오히려 MSG보다 덜 검증된 성분이 함유되기도 했다.
◇"MSG, 평생 먹어도 안전"…학계, 무해성 연구결과 잇따라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 속에 '미원'으로 더 익숙한 MSG는 요리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조미료로 약 100여년 전 일본 화학자 이케다 키쿠나에 의해 발견된 맛(당시 명칭 우마미)이다. MSG가 마치 '독극물'인 것처럼 알려지자 많은 전문가들이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무해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미 확산될대로 확산된 우려가 한순간에 사그러들기는 어렵지만 유해하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른 만큼 오해를 다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성분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연구기관들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 됐다. 특히 식약처의 경우 "평생 먹어도 안전한다"며 "식품첨가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불안감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MSG를 과다 섭취했을 시 뇌신경 세포가 파괴되고, 민감한 사람은 두통과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겪는다는 오해를 받아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FDA에서도 이미 1995년 "과도한 섭취가 아닌 조미료 첨가 수준에서라면 건강에 전혀 해가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며 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는 1987년 이미 건강에 무해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MSG의 무해함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은 정부 소속 공인기관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립 연구기관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메디컬 센터에서는 'MSG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위해 어린 원숭이에게 물에녹인 MSG(50%)를 경관투여한 뒤 대조군은 물만 주는 실험을 했다.
뇌조직의 손상정도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었는데 해당 연구에서는 대조구와 비교해서 뇌조직에 아무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피츠버그대학교에서는 금식한 사람들에게 12.7mg의 MSG 및 고단백질 조리음식을 제공한 뒤 호르몬 수준 측정 및 피실험자의 감정상태를 평가했지만 감정이나 신체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텍사스대학 연구진과 베스이스라엘병원 연구진 등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소비자 불안감 이용한 기업들의 마케팅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MSG를 섭취한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근거는 없다. 사회적 인식과 속설, 자극적인 방송 프로그램 등에 의한 산물일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MSG의 사용을 금지한 나라는 미얀마를 제외하고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과거 제일제당에서는 '맛그린'이라는 제품을 광고하면서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았다"고 강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대다수의 식품기업들이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MSG가 무해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무해성을 알면서도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보다 분위기에 올라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아울러 화학조미료 무첨가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도 모자라 실제로는 또다른 화학조미료를 첨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미래소비자포럼 '소비자와함께'에 따르면 제품 포장에 'MSG 무첨가'를 표기하거나 홈페이지 상에서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12개 제품 중 8개에서 HVP 검출 지표인 레불린산이 검출됐다고 23일 밝혔다.
HVP(식물성단백질가수분해물)는 탈지 콩, 밀글루텐, 옥수수글루텐 등의 단백질 원료를 염산 또는 황산으로 가수 분해해서 얻는 아미노산 액으로 화학조미료다.
이는 간장 원료 및 소스류, 즉석면, 수프 등의 가공식품에 조미료로 쓰이고 있다.
MSG 무첨가 표기 및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제품 중 요리에센스 연두(샘표), 베트남쌀국수, 새콤달콤유부초밥, 가쓰오우동, 직화짜장면(이상 풀무원), 비빔된장양념(CJ), 엄마는 초밥의 달인(동원), 삼채물만두(대림) 등에서 레불린산이 검출됐다.
화학조미료인 MSG를 넣지 않았다며 '무첨가', 'Free' 등의 마케팅 등을 펼쳐온 기업들이 또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명희 소비자와함께 대표는 "식품첨가물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이용해 마케팅을 활용해 온 식품업계가 각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무고한 희생' 제2의 사카린 되나
MSG의 행보는 사카린과 비슷하다. 사카린은 수십년 동안 발암물질로 알려져 식품업계에서 사라지다시피한 물질이다.
1977년 캐나다 국립보건연구소가 쥐를 대상으로 한 사카린 실험에서 쥐에 방광 종양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면서 캐나다와 미국·유럽이 사카린 사용을 제한한 뒤 전세계로 규제가 확산됐다.
그러나 2001년 다양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오해가 풀리면서 미국 FDA 등 국제사회가 사카린을 안전한 물질로 인정했다.
국내업체들도 지난해 10월부터 빵, 과자, 캔디, 빙과, 아이스크림에 사카린을 사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비용절감 효과가 있어 소비자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식품업체들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우려로 인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사카린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MSG의 경우도 안전함을 입증한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외면이 이어질 경우 MSG는 '억울'하게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MSG를 대체한다는 많은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샘표의 '연두'가 대표적인 예다. MSG보다 검증이 덜된 화학물질인 HVP등이 다량 함유된 것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MSG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은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단기간에 변하기 어렵다"며 "각 대기업들이 내놓고 있는 대체제품들이 오히려 덜 검증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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