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향이 가고파도 못가는 편의점 알바·점주들
차례 지내려 문 닫으면 '연중무휴' 계약 원칙 위배
알바·점주들 울며 겨자먹기 근무, "가맹사업법 개정해야"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설 당일 하루종일 아르바이트 근무합니다. 사실 저도 쉬어야 하는데 주인 아저씨가 사정사정을 해서 어쩔수 없이 일하게 됐어요."
편의점에서 평일 오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고종석(21)씨는 올 설 명절이 우울하다. 명절 차례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는 오후 타임과 야간 타임 근무까지 도맡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고씨는 "사장님도 명절때문에 빠지고 졸지에 혼자 편의점 근무를 떠맡게 됐다"며 "얼마전 오른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탓인지 명절 근무라고 특별히 시급을 더 준다는 얘기도 없더라"고 푸념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은 24시간 영업, 연중 무휴라는 업종 특성상 설 당일에도 의무적으로 문을 열어야 한다.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자가 야간(새벽1시~6시)에 매출로 인해 손실을 입었을 경우, 질병의 발병과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등에 한해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때문에 일년에 두 차례 있는 설날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도 가맹본부와 점주간 계약관계상 점포 문을 닫을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는 원칙적으로 계약위반이다.
이런 계약관계 때문에 설 명절에 차례를 지내야 하는 점주들이나 고향에 내려가야 함에도 어쩔 수 없이 근무해 온 아르바이트생들의 불만이 해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서울 금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평일 오전 근무자가 명절 당일 근무에서 빠지는 바람에 부인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혼자서만 큰집에 찾아가 차례를 지내게 됐다"며 "우리나라 특성상 차례를 지내는 점주들 편의는 최소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 가맹본부는 업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A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계약관계 위반이지만 부득이할 경우 협의에 따라 휴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백화점, 마트와 달리 편의점은 연중 무휴라는 업종 특성 때문에 휴점은 가급적 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주들은 보다 자율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가맹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준인 전국편의점사업자단체협의회 회장은 "실제 설이나 추석 명절 당일에 점주가 자율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가맹본부 직원들은 명절에 쉬지만 정작 점주들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은 쉬지도 못하게 하는 불평등한 계약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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