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소년공 키우겠다" 이재용의 '진심'…CSR 절반 '청년 사업'
AI 인재 육성 싸피, 누적 1만명 교육…자립 청년, 취업 교육 강화
18년째 기능올림픽 후원…올림피아드 물리·수학 대표단도 키운다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삼성그룹의 모든 공헌 활동을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화전민 집안에서 태어나 낮에는 공장 일을 하고 밤늦게 책을 펼쳤던 가난한 소년공에서 역경을 딛고 제21대 대통령에 선출된 이 대통령처럼, 불우한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이 꿈을 펼치도록 삼성그룹이 나서겠다는 약속이었다.
삼성그룹이 '청소년 육성'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그룹 사회적 공헌(CSR) 프로그램 19개 중 청소년 관련 사업만 8개로 절반에 달한다. 대표 사업인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싸피)'는 7년 만에 누적 수료생 1만 명에 육박했다. 청년 교육에 힘쓰겠다는 이 회장의 약속은 이미 실행에 옮겨지고 있었던 셈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삼성희망디딤돌 인천센터를 개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희망디딤돌은 보호 종료 아동 및 청년의 자립을 돕는 사업으로, 크게 '주거 지원'과 '취업 교육'으로 진행된다. 인천센터가 문을 열면 주거 공간은 16개 센터(13개 지역)로 늘어난다.
삼성희망디딤돌은 2013년 '삼성 신(新)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그룹 CSR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임직원 기부금 250억 원이 조성된 2016년 첫발을 뗐다. 삼성그룹은 2023년부터 청년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 '취업 교육'(희망디딤돌 2.0)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희망디딤돌 2.0은 △전자·IT 제조 △선박 제조 △IT서비스 △제과·제빵 △반도체 정밀배관 △온라인광고·홍보 실무 △중장비 운전기능 △애견 미용 △네일아트 미용 △공조냉동기술 등 10개 교육 과정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말까지 삼성희망디딤돌 혜택을 받은 자립준비청년은 누적 3만 7840명에 달한다.
삼성그룹은 자립준비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주거인프라가 충분하다고 판단, 향후 교육 인프라와 전문 인력 양성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룹 관계자는 "기존 교육 과정을 더 늘려서 폭 넓은 직업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주거센터는 순차적으로 13개 지방자치단체에 운영권을 넘길 방침"이라고 했다.
삼성그룹은 희망디딤돌 외에도 '싸피', '드림클래스', '푸른코끼리', '기능올림픽 기술교육' 등 청소년 교육에 초점을 맞춘 CSR 활동을 짧게는 6년, 길게는 18년째 운영 중이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창업 이래 가장 중요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인재 양성에 각별한 공을 기울여 왔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싸피에서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과 첫 만남을 가진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과거 주경야독했던 경험을 가진 이 대통령에 삼성그룹의 청소년 교육 사업을 소개하며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됐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청년에게 이런 일을 해줘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싸피는 2018년 시작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자 삼성그룹의 최대 CSR 사업이다. 지난 24일 수료장을 받은 12기 기준 총 9144명의 청년이 교육받았으며, 그중 7727명(85%)이 국내외 기업 2000곳에 취업했다. 현재 교육 중인 13기 중 조기 취업자를 합하면 누적 취업자는 8000명이 넘는다.
이 회장은 '기술 인재' 육성에 특별히 힘을 쏟고 있다. 삼성그룹은 18년째 국제기능올림픽을 후원 중인데, 이 회장은 2009년(캐나다), 2022년(고양시), 2024년(프랑스) 세 차례 참석하며 애정을 보였다. 지난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선 직접 수상자에 메달을 걸어주며 "젊은 기술인재가 흘린 땀방울이 기술강국 대한민국의 기반"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한국과학창의재단·대한수학회·한국물리학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수학·물리 국제올림피아드에 출전할 한국 대표단을 직접 육성하기로 했다. 대표단 선발부터 교육, 대회 참가까지 삼성전자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수상자에겐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청년 인재 육성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人才第一)에서 시작된 삼성의 핵심 경영 이념"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이공계 인재들의 역량 강화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