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금맥 함께 뚫자…대기업-스타트업 "뭉쳐야 산다"
니즈 맞물린 현대차·LG·KT-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맞손'
AI개발사·반도체 기업·클라우드 업체 등 '연합전선' 확산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확보 경쟁 속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기술력 등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에 자금력과 사업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를 갖춘 대기업이 손잡으며 새로운 시장인 AI 반도체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003550) AI연구원은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인 '퓨리오사AI'와 차세대 AI 반도체, 생성형 AI 관련 공동 연구와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퓨리오사AI는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재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를 개발 중인데, 이를 LG의 초거대 AI인 엑사원 기반 생성형 AI에 적용해 기술을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 NPU는 복잡한 연산을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추론 성능도 뛰어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KT(030200)는 AI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투자한 데 이어,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에 3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리벨리온이 개발한 NPU '아톰'을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에 적용할 계획이며 KT가 출시할 초거대 AI 서비스인 '믿음' 경량화 모델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리벨리온의 제품이 KT의 데이터센터에 쓰인다는 건 업계 강자인 엔비디아 GPU의 비중을 점차 낮춰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AI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는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DX와 연이어 손을 잡았다. 딥엑스는 현대차(005380)가 개발하는 로봇의 이미지 센서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포스코와는 공장 곳곳의 2만여 개 CCTV에 AI 기술을 차례로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시켜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계열사 '사피온'을 설립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합종연횡이 하드웨어를 가진 대기업과 소프트웨어를 갖춘 스타트업 간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지만 자금력을 비롯해 촘촘한 수요처, 사업 네트워크 등을 갖추긴 쉽지 않다. 더욱이 신뢰성, 안전성까지 요구하는 보수적 반도체 시장 특성상 스타트업 혼자 힘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데이터 센터 등 하드웨어를 갖춘 대기업이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는다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회사들이 엔비디아 등과 경쟁해 이기긴 쉽지 않아 AI 개발사, 반도체 기업, 클라우드 업체 등이 연합전선을 만들어야 한다"며 "여기에 정부 주도의 AI 관련 대규모 사업까지 이뤄진다면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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