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회장 별세…정·재계 인사 조문(종합3보)

23년간 '글로벌 LG' 일궈, 소탈·온화·결단·끈기의 리더십
장하성 靑정책실장 조문, 첫 조문객은 이재용 부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2분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이다. (LG그룹 제공) 2018.5.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오상헌 장은지 기자 =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9시 52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 1년간 악성 뇌종양과 싸워온 구 회장은 평소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장례는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3일간의 가족장으로 비공개로 치러지고 있다. LG그룹은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왔으며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했던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빈소는 여느 장례식장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이다. 다만, 이날 오후 빈소가 차려지면서 정치권과 경제계 인사들의 조문이 조금씩 늘고 있다. 고(故)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조문객을 맞고 있다. 구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연경·연수씨도 빈소를 지키고 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8.5.2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범 LG家(가)' 중에서는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 구자원 LIG그룹 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이 고인을 찾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본걸 LF 회장,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등도 조문에 나섰다.

외부 조문객으로는 재계를 대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후 4시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수행원 없이 혼자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상철 전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등 LG그룹에 몸담았던 경제 원로들도 빈소를 방문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8.5.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장하성 정책실장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았다. 장 실장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재계의 큰 별이 가셨다. 문 대통령도 안타까워하셨다"고 전했다.

장 실장은 특히 고인의 생전 업적에 대해 "(구 회장은) 다른 재벌들과 달리 2003년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정립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셨다. 조금 더 오래 사셨다면 더 좋은 성과가 있었을텐데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앞서 오후 6시쯤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차례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2녀 중 장남으로 1945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연세대를 거쳐 미국 애슐랜드대학교를 졸업하고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 LG화학 심사 과장으로 입사해 20년 만인 1995년 부친인 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장직에 취임했다.

취임 당시 매출 30조원에 불과했던 LG그룹을 지난해 매출 규모 16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전자·화학·통신 등 3대 사업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일궈냈고,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바이오 등 신 성장동력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8.5.2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평소 강조해 온 '정도(正道) 경영'을 위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2003년 LG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했다. 미래 새 성장동력 발굴과 육성을 위해선 연구개발(R&R)의 산실이 필요하다는 구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재계에선 재벌 총수답지 않게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도 유명하다. 해외 출장을 다닐 때도 비서 1명만 대동할 정도로 격식을 싫어한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느낌이지만, 사업과 경영 활동에선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비즈니스맨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이 LG를 글로벌 우량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의 타계로 재계 4위 LG그룹은 고인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40)가 이끈다. 구 상무는 지난 17일 LG그룹 지주회사인 (주)LG 사내이사로 추천됐다.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그룹 총수 역할에 걸맞은 승진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되 주요 계열사는 (주)LG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투자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자동차 전장 등 부품사업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산업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차세대 먹거리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구 상무의 숙부이자 고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전반의 현안을 챙겨 온 구본준 부회장은 일정 기간 조언자의 역할을 담당하되, 길지 않은 시간에 계열분리 등 독립 절차를 밟는다. LG 가문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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