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사장', 제일모직서 에버랜드로…왜?

삼성그룹이 2일 오전 2014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 News1

(서울=뉴스1) 김종욱 인턴기자 = 삼성그룹이 2일 2014년도 사장단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누리꾼들은 승진과 함께 이 사장이 제일모직에서 삼성에버랜드로 소속을 옮긴 데 대해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9월23일 이사회를 열고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 총 양도가액은 1조500억원이다. 양도 결정에 따라 지난 1일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은 삼성에버랜드에 모두 이관됐다.

2일 오전 11시 현재 제일모직 및 산하 브랜드였던 빈폴, 에잇세컨즈 등의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제일모직 주식회사는 삼성에버랜드 주식회사에 2013년 12월1일자로 패션사업을 양도한다.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고객 여러분의 개인정보는 삼성에버랜드 주식회사에 이전된다" 등의 변경 사항이 안내돼 있다.

제일모직 부사장이었던 이 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에버랜드로 거처를 옮긴 것도 이러한 사업부문 조정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70년대 초반 기성복을 출시하며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989년 론칭한 '빈폴'은 국내 캐주얼 시장 1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제일모직은 빈폴 외에도 여성복 브랜드인 구호, 르베이지, 띠어리와 남성복 엠비오, 로가디스, 갤럭시와 더불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제일모직은 1990년대에 케미칼, 2000년대에는 전자소재 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등 기업 정체성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 2000년 주식시장에서는 업종이 섬유업에서 화학업으로 변경됐으며 이번 패션사업부문 양도로 제일모직은 섬유 및 패션과는 완전히 무관한 기업이 됐다.

한편 제일모직 패션사업부에서 에버랜드로 이동하는 인력 규모는 1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제일모직에 남는 케미칼, 전자재료사업부 인력은 약 4000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monio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