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인피니티 'M30d'…연비·가속력 아쉬워

인피니티 'M30d'(사진제공=한국닛산) © News1
인피니티 'M30d'(사진제공=한국닛산) © News1

인피니티 'M30d'는 디젤 세단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솔린 세단만큼 조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름도 가솔린 세단 만큼 많이 먹었다. 그렇다면 가속력은? 그 중간 쯤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를 출발해 인천 일대와 영종도를 다녀오는 코스로 총 100km 거리를 시승해봤다.

'M30d'의 첫 인상은 기존 M시리즈(M37·M56)과 다르지 않았다. 고급스러우면서 잘 달리게 생겼다. 이번 3세대 M시리즈가 나왔을 때 화제가 됐던 것은 근육질의 후드와 휀다였다. 웨이브 스타일의 후드 디자인을 갖춘 'M30d'는 중경량급 보디빌더를 연상시켰다. 이런 앞 모습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다.

차량의 전체적인 비율은 앞부분이 길고 트렁크 부분을 짧게 해 '롱노즈숏데크'를 구현해 스포츠쿠페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췄다. 또한 후드 높이를 낮추고 에어로 다이나믹(공기역학성)을 강조한 측면 라인 덕분에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인피니티가 강조하는 '더블 웨이브' 디자인의 센터페시아(조작부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고급스러움이 묻어나는 센터페시아에는 주행 중 조작이 편하도록 주요 버튼들이 위치해있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의 경우 'M30d'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이원화 돼 있어서 따로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운전석은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특히 클러스터 페시아(계기판)는 첨단LCD를 갖추지는 않았지만 시안성이 높았다. 다만 최근에 고급세단에는 '필수품'처럼 장착된 '헤드업디스플레이(HUD)'을 갖추고 있지 않아 아쉬웠다.

조수석은 운전석과 완벽히 분리돼 있어 개인 공간이 보장됐다. 다만 뒷좌석은 중대형 세단 치고는 좁은 편이었다. 특히 레그룸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키가 큰 사람이 앉으면 불편할 것 같았다. 실제 175cm의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아본 결과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인피니티 'M30d' 실내모습(사진제공=한국닛산) © News1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했다. 'M30d'는 일본차 최초의 디젤 세단이다. 출신이 정숙성을 강조하는 일본이라 유럽산 경쟁차들에 비해 확실히 조용했다. 동승해본 사람들은 'M30d'가 디젤 모델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특히 디젤 차량의 특징인 정차 중 떨림과 엔진 소음이 전혀 없었다.

인피니티 측은 'M30d'를 출시할 때 아우디의 'A6 3.0 TDI 콰트로'를 경쟁 모델로 내세웠다. 정숙성 면에서 만큼은 확실히 'M30d'의 승리다.

'M30d'는 3.0 V6 터보 디젤 엔진을 얹고 있다. 이는 최고 추력 238마력, 최대토크 56.1kg.m,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 6.9초, 복합연비 11.7km/l 의 주행성능을 갖고 있다.

'M30d'의 실제 달리기 능력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시속 200km까지 쉽게 올라갔고, 실제 주행에서 제로백도 7.5초대로 나오는 등 '나름' 잘달렸다. 하지만 가속 구간에서 고개를 튕기게 했던 기존 'M'의 가속력은 없었다. 마치 'CVT' 변속기를 사용하는 차량 같았다. 독일차들을 긴장시켰던 가속력의 부재는 향후 인피니티가 디젤 모델을 개발할 때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인피니티는 'M30d'를 출시하면서 연료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공인연비 11.7km/l는 디젤 세단치고 높은 연비가 아니다. 실제 주행에서는 그나마 10~10.5km/ㅣ를 기록했다. 인피니티가 경쟁모델로 지목한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는 공인연비가 13.5km/l다. 동급으로 볼 수 있는 BMW의 '535d'는 연비가 17.8km/l, '520d'는 19.9km/l를 나타낸다.

소비자들은 'M30d'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 구매는 많지 않다. 실제로 올해 8월 출시 후 지난 11월까지 총 75대 밖에 팔리지 않았다. 인피니티가 주장했던 월 판매 목표가 70대 였던 것을 감안하면 부끄러운 수치다. 가속력과 연비 부분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M30d'는 구매 목록에서 '2순위'에 머무르고 말 것이다. 또한 유럽산 디젤 세단을 뛰어넘을 수도 없을 것이다.

한편 인피니티 'M30d'는 국내에서 62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