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문 여는 GBC 과학관, 이런 모습…보고 만지고 느낀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서 체험형 과학 전시…균형·바람·전기 실험
美 익스플로라토리움과 협업…GBC 과학관 콘텐츠 개발에 활용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재활용품에 다양한 색상의 펜을 더해 나만의 멋진 로봇을 만들었다. 로봇을 작동하자 검은 바닥 위에 빙글빙글 멋진 그림이 그려졌다. 내 몸도 움직였다. 움직이는 보드 위에 두 발을 올리자 몸이 좌우로 기울었다. 중심을 잡기 위해 무게를 반대쪽으로 옮기자 기울었던 보드가 다시 수평을 찾았다. 설명을 읽기보다 직접 체험하며 '과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6일 찾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자동차 전시장보다 커다란 과학 놀이터에 가까웠다.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미국 체험형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과 마련한 팝업 전시 '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Have Fun with Science)' 현장이다.
4층과 5층으로 구성된 전시장에 들어서면 움직임과 생태, 빛과 소리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과학 원리를 활용한 12개의 전시물이 방문객을 맞는다. 전시물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움직여 답을 찾는 '핸즈온(Hands-on)' 방식이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작은 기계가 진동하며 종이 위에 불규칙한 선을 그려냈다. '드로잉 머신 워크숍'에 사용되는 장치다. 플라스틱 재료에 모터와 배터리, 중심이 어긋난 실리콘 부품 등을 붙이면 회전 운동이 진동으로 바뀌면서 펜이 종이 위를 움직인다.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만들어진 기계의 움직임에 따라 서로 다른 그림이 완성된다.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바람이 모래의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손잡이를 돌려 바람을 일으키자 평평했던 모래 위에 능선이 만들어졌다.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모래가 쌓이고 흩어지는 모습을 통해 사막의 모래언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하는 체험도 있다. '팀워크 게임'에서는 줄 끝에 달린 자석을 물체에 붙인 뒤 참가자들이 각자의 줄을 당기고 풀면서 물체를 움직인다. 한 명이 힘을 너무 많이 주면 방향이 틀어진다. 최소 2명에서 4명이 서로 움직임을 맞춰야 목표한 곳으로 옮길 수 있다.
도미노 블록을 차례로 쓰러뜨리는 '릴레이 놀이'에서는 하나의 움직임이 다음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 내부를 볼 일이 없는 휴대전화와 카메라 같은 전자기기를 직접 분해하는 체험도 마련됐다. 부품이 어떻게 배치돼 있고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전기 회로를 직접 구성하는 공간에서는 스위치와 모터, 전구 등을 연결해 전기가 흐르는 원리를 실험할 수 있다.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기보다는 참가자가 스스로 연결해 보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도록 구성됐다.
빛을 이용한 체험도 있다. 암실에서는 움직이는 빛의 궤적을 카메라의 장노출 방식을 활용해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겨볼 수 있다. 이날 저녁 열리는 성인 대상 나이트 프로그램에서는 칵테일이 섞이면서 색과 모양, 향이 변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살펴보는 '사이언스 오브 칵테일'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현대차그룹이 2032년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에 문을 열 예정인 체험형 과학관을 미리 시험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세계적인 체험형 과학관인 미국 익스플로라토리움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1969년 물리학자 프랭크 오펜하이머가 설립한 익스플로라토리움은 '과학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해보는 것'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방문객이 직접 전시물을 만지고 실험하는 체험형 전시 방식을 발전시켜 왔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전시를 운영하며 방문객과 국내 과학·창작 커뮤니티의 반응을 수집할 계획이다. 이를 향후 GBC 체험형 과학관의 전시 콘텐츠와 운영 방식에 반영한다.
지성원 현대차그룹 HMG브랜드경험담당 부사장은 "GBC 체험형 과학관은 개인의 탐구 정신을 키우고 국내 과학 교육에 새로운 토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흥미로운 경험을 통해 훌륭한 과학자가 많이 나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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