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세단 모범답안"…SUV와 경계 허문 볼보 ES90[시승기]
전고 높여 공간감↑…부드러운 승차감 유지
2열 기능·후방 시야 아쉬움…가격 경쟁력 주목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전기차에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각각 뚜렷한 장단점이 있다. 세단은 공기저항을 줄여 전비를 확보하기 유리하지만, 낮은 전고에 하부 배터리 탑재까지 겹쳐 실내 공간이 좁아지는 게 단점이다. SUV는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시야를 제공하지만 차체가 높고 공기저항이 커 연비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볼보의 플래그십 순수 전기차 'ES90'은 둘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으려는 모델에 가깝다. 세단으로 출시했지만 SUV의 장점까지 취합, 전비와 실내 공간을 함께 확보하려 시도했다. 해당 차량을 지난 16일 미디어 대상 시승 행사에서 체험했다.
시승은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경기 포천시의 한 카페까지 왕복 120㎞ 구간을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차량에 2인 1조로 탑승했다. 고속도로와 국도, 도심 도로가 골고루 어우러진 코스였다. 트림은 트윈모터 AWD 울트라다.
전면부는 앞서 출시한 준대형 전동화 SUV EX90과 패밀리룩을 이룬 모습이다. 그릴이 없어지면서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전달한다. 지상고가 높아 후면부를 보지 않으면 SUV 같다는 착각이 든다. 자리에 앉을 때도 시트 포지션이 높아 올라타기 편하다.
트렁크 역시 SUV처럼 넓은 공간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세단과 다르게 트렁크 도어와 뒷유리가 같이 들어 올려지는 방식이라 짐을 싣거나 꺼내기 편하다. 2열 시트도 접을 수 있어 최대 1445리터의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지 않았을 때 기본 용량은 409리터다.
주행에선 세단의 정체성이 부각된다. 운전 시 전반적으로 가장 강조되는 점은 '부드러움'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속도를 붙이면서도 급하게 튀어 나가진 않았고, 제동 시에도 속도를 빠르게 줄이면서도 부드럽게 멈춰 섰다.
코너에서도 차체 움직임은 안정적이었다. 와인딩 구간에서도 좌우 롤이 잘 억제돼 몸이 한쪽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전고를 높여 겉보기에 SUV의 인상을 주면서도 브랜드 프리미엄 세단인 S90의 전동화 버전이란 정체성은 유지한 모습이다.
볼보 ES90 트윈모터 울트라는 최고 출력 456마력, 최대토크 68.3kgf·m의 성능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4초 만에 도달한다.
승차감 역시 부드러웠다. 물렁물렁하거나 푹신함까진 아니지만, 전기차 특유의 단단한 승차감이 상당 부분 상쇄됐다. 차량에 적용된 듀얼 챔퍼 에어서스펜션 덕분으로 보였다. 에어서스펜션이 적용된 만큼 주행 환경에 따라 차량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볼보 브랜드의 강점인 바워스 앤 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의 다채로운 사운드는 운전의 재미를 더해줬다. 외부 소음은 잘 차단되는 편이다. 대체로 조용했지만, 고속 주행 시에는 풍절음이 다소 유입됐다.
몇 가지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뒷좌석의 경우 레그룸이 넓은 점은 인상적이지만 쇼퍼드리븐(차주가 운전하지 않고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 수요까지 겨냥했다고 보기엔 부족해 보였다.
등받이를 뒤로 젖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탑재됐지만 조절되는 각도가 크진 않았다. 창문에 선쉐이드(커튼)가 없는 점, 뒷좌석에서 조수석 시트 포지션을 조절할 수 없는 점도 아쉽다.
운전자 입장에서 후방 시야도 아쉽다. 디자인상 뒷유리 면적이 좁아 룸미러를 통해 뒤쪽 상황을 확인하기에는 시야가 제한적이었다. 이날 시승 차량에는 디지털 룸미러 기능이 없어 불편함이 더 두드러졌다. 볼보 음성인식 AI 비서 아리아의 인식률도 아쉬웠다.
시승한 트윈모터 울트라를 기준으로 배터리 용량은 106kWh로 1회 충전에 520㎞ 주행이 가능하다. 볼보차 최초의 800V 고전압 시스템, 최대 350㎾ DC 급속 충전으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된다. 중국 CATL의 삼원계 NCM 배터리를 사용한다. 공인 복합 전비는 킬로와트시당 4.4㎞다.
가격은 시승 차량 기준 9041만 원이라고 볼보 측은 설명했다. 트윈모터 울트라 트림 기본 가격 8741만 원에 에어 서스펜션 옵션이 추가된 가격이다. 다만 기본 가격은 7294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글로벌 주요 시장 대비 5000만 원가량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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