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끝까지! 미끄러져도 침착하게"…HMG '위기 대처법'[르포]
급제동·긴급회피·킥플레이트…일반도로서 경험하기 힘든 돌발상황 체험
레벨1 기초 컨트롤·레벨2 스포츠 주행…차 이해하니 더 안전하고 즐거워
- 박기범 기자
(태안=뉴스1) 박기범 기자 = 앞에 놓인 장애물을 확인한 순간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차가 빠르게 속도를 줄이는 동시에 스티어링휠을 틀어 장애물을 피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평소 일반도로에서는 좀처럼 해볼 수 없는 '긴급제동'과 '긴급회피'였다.
이번에는 차가 갑자기 옆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차량의 뒷바퀴를 강제로 미끄러뜨리는 '킥플레이트' 위를 통과한 직후였다. 당황해 미끄러지는 방향을 바라보는 대신 차가 가야 할 곳으로 시선을 옮기고 스티어링휠을 돌렸다. 차체가 제자리를 찾아오자 다시 스티어링휠을 정렬했다.
지난 4일 충남 태안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현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레벨1과 레벨2 교육을 연이어 체험했다. 교육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게 달릴 수 있느냐가 아니었다. 일반도로에서 마주칠 수 있지만 직접 연습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을 안전한 환경에서 경험하며 자동차의 움직임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었다.
오전에 진행된 레벨1은 운전 자세부터 스티어링휠 조작과 제동 등 자동차를 다루는 기본기를 익히는 과정이다. 서킷 입문 주행과 킥플레이트를 통해 갑작스러운 차량 움직임을 제어하는 훈련도 진행한다.
교육은 기본자세부터 시작했다.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러지고, 스티어링휠의 3시와 9시 방향을 잡아도 팔이 완전히 펴지지 않도록 시트 위치를 맞췄다.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자세지만 위급 상황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문희탁 인스트럭터는 "위급 상황에서 차량의 100% 제동 성능을 쓰려면 발목으로 밟는 게 아니라 체중을 실어 강하게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슬라럼으로 차량의 조향 반응을 익힌 뒤 일정 속도까지 올려 브레이크를 빠르고 강하게 밟는 긴급제동을 연습했다. 이어 전방 차로가 갑자기 막힌 상황을 가정해 차량을 옆 차로로 옮기는 긴급회피도 반복했다.
킥플레이트에서는 뒷바퀴가 특수 장치를 통과하는 순간 차량이 강제로 좌우로 밀렸다. 가야 할 방향을 먼저 보고 그쪽으로 스티어링휠을 돌린 뒤, 차체가 돌아오는 만큼 다시 정렬하는 '카운터 스티어'를 경험했다.
차량이 갑자기 미끄러지는 것만으로도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다. 일반도로에서 같은 상황을 처음 겪었다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장치를 아는 것과 차량이 한계를 벗어났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달랐다.
오후 레벨2는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 과정이다. 하중 이동과 고속 회피 등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고 갑작스러운 차량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게이트 슬라럼과 고속 회피 제동, 복합 슬라럼 등을 거치면서 속도도 높아졌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요한 것은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는 일이 아니었다. 코너 진입 전 제동 시점과 차체의 하중 이동, 조향 타이밍에 따라 차량의 움직임은 크게 달라졌다.
180도 스턴트턴도 직접 훈련했다. 속도를 높여 후진하다 정확한 순간 스티어링휠을 빠르게 한 바퀴(360도) 돌려 차량을 180도 회전시킨 뒤 다시 전진하는 기술이다. 첩보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직접 실행에 옮기니 짜릿한 전율이 느껴졌다.
이어 다목적 주행 코스를 얼마나 빠르게 도는지를 겨루는 '랩 타임' 대결에서는 앞서 익힌 조향과 제동, 코너 진입 시점을 실제 주행에 적용했다. 아반떼 N뿐 아니라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6 N도 직접 몰며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다른 가속 반응과 주행 감각도 경험했다.
레벨2 교육을 마친 뒤 트랙 주행에 나섰다. 코너마다 주행 라인을 만들고 '아웃-인-아웃'으로 공략하며 랩 타임을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하나씩 떠올렸다. 가속하면서 스티어링휠을 조작하거나 가속과 감속 사이 조작이 매끄럽지 못하면 차량의 자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 단순히 가속과 감속에만 집중했던 과거 트랙 주행과 달리 차량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생각하며 달리자 전혀 다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권봄이 인스트럭터는 "자동차의 퍼포먼스는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실제 성능을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결정된다"며 "650마력을 도로에서 막 달리라고 만드는 게 아니다. 충분한 성능 안에서 안전하고 즐거운 카 라이프를 즐기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도 배운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앞차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동시에 내가 주행해야 할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평소보다 방어운전에 더 신경을 썼다. 자동차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위험에 더 침착하게 대응하고 운전을 더 안전하고 즐겁게 만드는 출발점이라는 조언이 다시 떠올랐다.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을 활용해 초심자부터 숙련자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 프로그램 참가자는 1만 3000명을 넘어섰고 전체 방문객은 2만 8000명 이상이다. 현대차는 올해 방문객 3만 1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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