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현대차 "서비스로 승부…가격 경쟁 안한다" 선언

장재훈·무뇨스 '서비스 경쟁력' 강조…정비·인증중고차 전주기 관리
가격 경쟁 대신 브랜드 가치↑…판매 이후 경험으로 고객 붙잡기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 개관식이 열린 30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현대자동차 수원하이테크센터가 공개되고 있다. 수원하이테크센터는 기존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서 운영하던 센터를 용인시 기흥구로 이전해 새롭게 조성한 고난도 정비 전문 시설로 스마트 모빌리티 기반 자동화 서비스 환경과 정밀 진단, 품질 분석 역량을 갖춰 고난도 차량 정비를 전담하며 전국 블루핸즈와 협력해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 2026.6.30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차량 판매를 넘어 구매부터 정비, 인증중고차(CPO), 재구매까지 아우르는 '전주기(Life Cycle)' 서비스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가격 경쟁이 아닌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서비스가 브랜드 만든다…현대차, 고객 경험 강화 '속도'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최고경영진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잇따라 '고객 경험'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전날(6월30일) 수원하이테크센터 개관식에서 "저희가 우월할 수 있는 부분은 서비스"라며 "외산차와 대비해서 서비스 품질과 고객 대응력을 계속 올리고, 그런 부분을 차별화 포인트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좋은 차는 공장에서 만들어지지만, 위대한 브랜드는 서비스 현장에서 완성된다"며 "신차부터 인증중고차(CPO), 2차·3차 중고차까지 관리하고 고객의 생애 첫 차부터 여섯 번째 차까지 전부 관리하는 것이 큰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6일 부산모빌리티쇼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대한 질문에 "단순히 가격만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현대차를 소유하면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과 무뇨스 사장이 며칠 새 잇따라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미래 경쟁력으로 제시한 것은 차량 판매를 넘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현대차의 전략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기아 인증중고차 센터 평택 직영점. 2026.4.3. ⓒ 뉴스1 박기범 기자
정비부터 인증중고차까지…전주기 관리로 브랜드 가치 제고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최근 문을 연 수원하이테크센터다. 전국 22개 직영 서비스센터 중 하나인 이곳은 고난도 전동화 차량 정비와 디지털 기반 진단, 로보틱스 물류 시스템 등을 적용한 미래형 서비스 거점이다. 센터 내부도 단순 정비 공간이 아니라 고객 편의시설과 모빌리티 경험 공간으로 구성해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가 이처럼 정비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 강점으로 꼽는 정비 접근성과 서비스 품질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수입차와의 차별화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증중고차 사업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고차를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차량의 잔존가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중고차 가격이 안정되면 신차의 가치도 함께 높아지고, 리스와 렌털, 구독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장 부회장이 "고객 경험 데이터를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신차 판매 이후까지 고객과 차량을 지속해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도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로 접어들면서 차량 간 성능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반면, 유지관리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잔존가치 등 '판매 이후 경험'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신차 판매 중심에서 고객 생애주기 전체를 관리하는 사업 모델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와 디지털 서비스, 인증중고차 등 판매 이후 경험이 강화될수록 고객 충성도와 차량의 잔존가치가 높아지고, 이는 가격 경쟁보다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정비와 디지털 서비스, 인증중고차를 하나의 고객 경험으로 연결하는 것은 판매 이후까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고객이 현대차를 다시 선택하게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